사람은 왜 수요일에 출근을 해야 하지? 왜 2020년이 되었는데도 사람은 샤워라는 행위를 통해서만 신체의 청결을 유지할 수 있지?
등등의 생각을 했던 수요일이었다. 진짜 피곤했다. 대충 세수 양치만 하고 비적비적 출근했다.
어제처럼 면접 준비를 했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질문 리스트를 좀 꾸려봤다. 그제 어제 시간 좀 여유롭다는 핑계로 놀았더니, 오늘부터는 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분이다. 딱 일주일 남았다. 어제는 친구들한테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면접에 대한 대략적인 감을 잡으려고 노력했다면(그마저도 코끼리 장님 만지는 수준의 이해였겠지만), 오늘은 좀 더 본격적인 준비를 하려 했다.
면접 보러 가는 회사의 인턴 면접 후기도 찾아봤고, 잡플래닛에서 회사 정보도 얻었다. 그리고 1분 자기소개 준비 방법도 구글링 해보았다. 지금까지 이런 1분 자기소개 하나 제대로 준비해본 적 없다는 생각이 들면 나 인생 헛살았다 싶은 허무함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겠어? 지금까지 면접을 별 거 아닌 양 취급해온 내 오만함을 탓해야지. 지금은 좀 다르다. 별 거든 아니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
워드를 켰고, 예상 질문을 적기 시작했다. 크게는 기본적인 항목, 직무 관련 항목, 협업 관련 항목, 자기소개서 기반, 포트폴리오 기반 항목 등으로 대주제를 짰다. 그리고 그 아래에 여러 면접 후기를 바탕으로 예상 질문을 적었다.
사실 질문 추려내는 과정도 다 끝나지는 않았다. 조금이라도 진도를 더 많이 빼고 싶어서 적을 수 있을 만한 답은 미리 적어보았다.
자기소개서를 다시 쓰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괜히 답변 다는 일을 미적미적 미뤘다. 내 인생이니 내가 편하게 설명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내 인생을 남들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은 또 다른 차원이었다. 면접 준비란 이런 거구나. 지금까지 얼마나 순진한 마음으로 접근했었는지 새삼 반성했다.
내일은 질답 정리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역시도 첨삭을 거치는 게 좋을까? 아닌 것보다야 낫겠지만, 면접 준비는 문서로 적힌 활자를 내 입으로 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해서 무턱대고 공들일 수만은 없는 듯하다. 어렵다. 다른 세상의 공부를 하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