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부디
반가사유상처럼 미소 지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 위를 걸을 때나
바다에 넘어져 다시 일어나 흐느낄 때나
거친 삼각파도 위에 반가사유상처럼 고요히 앉은 자세로
평생에 단 한번
세상의 너와 나를 생각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턱을 손에 펴고 눈을 아래로
낮은 데로 더 낮은 데로
저 땅 아래에서 물 아래에까지 내려가
인간의 낙엽으로 다시 썩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너를 향한 내 인간의 자세가
너를 향한 내 인생의 미소가
#1일1시 #100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