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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라 Sep 21. 2020

고양이 꽃

묘다익선, '나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잘 지냈냐아옹?


사이좋은 하비, 신비 남매의 모습이네여 (뭐 이건 몇 초 안대는 평화에여..ㅋㅋ)


고양이는 보면 볼수록 사랑스럽고 신기한 동물이에요. 특히, 집안에서도 한 번 없어진 고양이는 잘 찾기가 힘들어서 매번 간식 통을 통통 두드리면 한 참 있다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한 마리씩 모습을 드러내곤 한답니다.


오늘은, 저희 세 마리 냐옹님들 중에서도 높은 곳을 좋아하고 나무 타기를 즐겨하시며 의외의 장소에 출몰해 저를 놀라게 하는 막내 신비냥의 신출귀몰함을 뽑내 볼까 해요 



저희 신비님은 요렇게 요염함을 뽐내시는 귀염둥이예요 그러나 언제 어디서 어디에 존재하고 계실지 정말 그 장소 선정의 탁월함에 매번 놀란답니다 


"나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요긴 오디, 나는 누구? 우선 신비를 찾을 수 있는 가장 평범한 장소 중에 한 곳입니다. 싱크대 상부장 위 집안에서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죠. '신비를 찾고 싶으면, 고개를 들어 높은 곳을 보라' 1탄입니다^^


물론, 엄마가 의자를 새로 사면 제일 먼저 앉아 보는 것이 막내의 특권이죠. 요정도는 뭐 평범한 장소입니다. 



어느 날, 아무리 높은 곳을 올려다 보아도 신비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애타게 신비를 찾아다녔죠... 그런데.. 우리 신비, 목욕이 그렇게 하고 싶었니? 아무리 울세탁코스라 해도 세탁기는 앙대~~!!! '안 그래도 무서워서 나가려고 했다냥'

이때부터는 혹시 몰라서 빨래 돌릴 때마다 신비가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곤 합니다 



벽 틈에 들어가 있기도 하고, 



정수기 위에서 세상을 향해 호령하기도 하죠 "냐아아아옹"


꽃 먹는 걸 좋아해 꽃 옆에는 항상 신비가 있어요 

역시 넌 '고양이 꽃'이야 (그래도 꽃은 먹는거 아니야아아아 제바알~~)


'누가 인형일까냥?' 책장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인형 인척 하기도 합니다.


요건 제법 인형 같네요^^ 



이불속에 몸을 감추어 보지만.... 얼굴은 차마 못 가렸네요 성냥팔이 소녀 같아요 



이번엔 벽지가 되기로 한 걸까요? ㄱ자 모양으로 누워 벽이 되어 봅니다^^


물론!!! 다른 고양이들처럼 키보드 위를 엄청나게 좋아하고 있어요 "내 옆에 쥐있다. 언젠간 잡고 말거냥"



선반 위에 늠름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고양이 석상 같지요? 정말이지 신비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심지어는.... 장식장 안에 들어가 버리기도 합니다. 신비가 전시할 만큼 귀엽기는 하죠. (나오지 못하길래 금세 열어줬습니다)



그래도 그래도 어디에나 갈 수 있어도 신비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바로!!!


엄마의 무릎입니다~~


엄마품에 있을 때가 아직은 제일 행복하겠죠? 


오늘도, 냥이들은 평화롭고 행복한 하루를 보낸듯해요

닝겐님들은 어떠셨나요? 


저는 나름 생각도 많고 머리도 아프고 몸도 아픈 무거운 하루를 보냈거든요. 

그래도 긴 하루도 이제 거의 끝나가네요 

내일은 저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날이에요 두렵기도 하구요, 그래서인지 어디론가 도망가거나 숨어버리고 싶은 하루였어요. 이럴 때는 정말 어디든지 갈 수 있고 어디로든 숨을 수 있는 신비가 너무 부러워요 


오늘도 고양이들은 유익하지 않더라도 온전히 무해한 하루를 보냈네요. 저와 또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오늘 밤만큼은 고양이만큼 무해하고, 고양이 발자국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한 밤을 보내기를.

기도해 봅니다. 


그리고, 내일 찾아올 아침에는 살면서 해본 가장 간절한 기도가 이루어져 있기를. 


그럼 저도 오늘은 좀 신비처럼 숨어볼게요 

아마, 마음의 벽과 마음의 벽 사이 그 어딘가 쯤이 좋을 것 같네요 


그러면 안뇨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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