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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라 Feb 04. 2021

나의 사랑, 나의 시, 나의 결별

그립다는 것은 

그립다는 것은, 


슬픔속에서

우리는 외롭다

형태가 다른 슬픔들은 

결코 나뉘어 덜어지지 않는다 


수만 번의 후회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원망과 

내가 선택할 수 없었던

운명이라는 잔인한 삶의 선고 앞에서 


그 길을 걷는 것은

질퍽거리는 눈길에 미끄러지고

내리는 비에 속절없이 젖어야 하는 일처럼

그렇게 한 번도 쉬워지지가 않는다


당신의 동영상을 찾는다

동영상 속에 당신은 웃으며 내 이름을 부른다

밥은 먹었는지 묻는다


그 일상의 인사가 

그 익숙한 목소리가 

범람하는 슬픔 속에 잠겨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백만 번을 들어도,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

아픈 시간에 대해 자책하고 후회하고 그리워하면서

결국 내게 남는 것은 


수억 광년 전으로부터 오늘 밤으로 보낸 별빛을 보듯

이제는 이 땅에 남아있지 않은 내 이름을 불러주는 그 익숙한 목소리는

이미 너무 오래전 일이 되어 버렸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이제는 닿을 수가 없다는 것이

그 어떠한 위로를 절망으로 숱하게 둔갑시키고 

내게 오롯이 오늘도 남는 것은 

슬픔이라는 그리움 

그리운 슬픔


혼잡한 거리를 걸을 때에도

홀로 침잠하여 절망할 때도

사람들 사이에서 아무것도 아닌 일로 웃을 때에도


슬픔은 나를 압도하고 

그리움은 나를 질식시키려 한다.


좁은 방에 나를 가두어

서랍마다 가득

그리움과 슬픔을 담아두려 한다.


이내 다시 모든 공기가 슬픔에 적셔진다

구멍이 뚫린 가슴에

슬픔이 다시 차오른다


보고 싶다

내 이름을 부르는 당신을,

밥은 묵었나

물어보는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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