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Chive Jun 15. 2018

준비운동 1. 나는 공시생을 해도 되나

공시를 준비하기 전에 체크해야 할 것들

   공무원 시험이 끝나고 가장 많이 연락을 주는 사람은 친구일까? 가족일까? 아니면 남자 친구/여자 친구일까? 모두 아니다. 정답은 '직장에서 나온 선/후배'들이다. 공시생의 길을 걸을까 말까 경계에 계신 분들이다. 이럴 때는 정말 난감하다. 물론 선택은 그들의 몫이지만 어쨌든 내 한마디가 무슨 효과를 낳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내 한 마디에 한 사람의 20대가 결정이 날 수도 있다.


   정말 공부에 소질이 없는 사람이 있긴 있다. 안되면 되게 하라? 그건 군대 얘기고, 공시는 그렇지 않다. 이 바닥에는 명문대 출신, 직장인, 고졸 후 바로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까지 스펙트럼이 엄청 넓다. 잔인한 이야기지만, 본인이 얼마나 공무원이 되고 싶은지, 혹은 얼마나 공무원이 적성인지 뭐 그런 것은 안타깝지만 1차 필기시험은 알아주지 않는다. 즉, 공부를 못 하는 사람은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거나, 장수를 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 공부해야 한다.


   그래도 혹자들은 그나마 머리가 안 좋고 해도 그나마 공정한 시험이 공무원 시험이라 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찌보면 맞는 말이다. 수능 같은 경우 언어, 수리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머리 좋은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을 잡아 먹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공무원 시험은 암기 위주기 때문에 초반 베이스가 어떻든 노력 여하에 따라 수능에 비해 잘 뒤집을 수 있는, 솔직한 시험이기는 하다. 허나 이들도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노력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오히려 그런 시험이기에 시험을 망쳤을 시에 다른 변명을 할 수 없어서, 자괴감에 빠진 기간이 길었던 합격생도 있다.

    거기에 더해서,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가끔은 운도 필요한 문제도 나오고 있다. 이번 시험을 보고 느낀 것은 국사 같은 경우 정말로 운이 필요한 문제들 (국사 16번 성리학 동향 문제, 18번 울산 정유 공장과 충주 비료공장 문제 등) 즉, 뉴스에 나올 정도로 엄청 지엽적인 문제들이 있다. 이런 문제들은 출제위원들의 과실이 확실하지만, 어찌됐든 우리는 을의 입장이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엄청난 양의 공부를 해야만 한다. 고로, 어정쩡한 각오라면 안 하시는 것이 맞다고 본다. 공무원 말고 세상에 다른 직업은 많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다. 아무나 공무원 시험을 도전할 수 있지만, 아무나 되는 시험은 아니다. 특히나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다.


- Tip! : 심심하실 때 보실 자료들
https://www.youtube.com/watch?v=IQZdOtOL2Vw

https://www.youtube.com/watch?v=BoImGV7yW_s

https://www.youtube.com/watch?v=OYELHs3KACs

이외에도.... 설민석 선생님의 "이건 출제위원 본인만 아는 문제죠."라는 명언이 있죠.


    공무원 수험생활은 본인만의 수험생활이 아님을 꼭 생각해야 한다. 느낌이 오지 않는다면, 본인 고3 수능 봤을 때를 기억해 보면 된다. 물론, 수능과 공무원 시험, 100% 같다고는 말할 수 없다. 중요성 자체는 수능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공무원 시험이 중요하지만 수험생들의 나이가 보통 성인이기에 주위 가족, 친척들이 아무 말도 안 하신다. 아니 못 하신다. 그러나 주위 가족도 본인만큼 신경을 쓴다. 이건 집에서 공시 준비를 하든 학원에서 공시 준비를 하든 마찬가지다. 그게 자기 눈에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여기까지 읽었는데도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어느정도 각오를 하셨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면 이제 이런 질문을 하신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공무원 되기가 유리한데? 매우 주관적이지만 3가지 정도를 들고 싶다.  1. 체력      2. 공부 센스 or 베이스    3. 정신력(독기, 인내) ----> 셋 다 갖추면 좋고 아니면 셋 중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 특히 3번이 있으면 공시를 빨리 패스할 가능성이 크다. 뭐 당연한 말을 이렇게 거창하게 하나?  진실은 단순 명료하다. 그리고 이 당연한 것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어, 애매한 실력에 놀기를 좋아하고 심지어 체력까지 없는 20대와 아무 기본 베이스 없고, 공부도 해본 적은 없지만 우직한 성격의 운동선수 출신 30대를 놓고 둘 중에 한 명만 공시 공부하라고 추천해야 한다면 난 고민할 것도 없이 운동선수 출신 30대 형님에게 하시라고 권할 거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리고 그 결과 역시 그 형이 오히려 나보다 일찍 합격했고 그 20대 동생은 결국 올해도 김칫국을 마셨다.

 

      이렇게 해서 정말 본인이 공무원을 해야겠다는 각오가 섰다고 생각하고, 그 후에 본인에게 해야 할 질문은 '과연 나는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은가?'이다. 면접 질문에나 나올 법한 것을 왜 굳이 지금? 아니다. 지금 생각하셔야 한다. 공무원은 일행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촌놈이 본인도 검찰직이지 않은가? 경찰도 있고, 소방관도 있고, 우체국 계리직도 있고, 자격증이 있다면 사회복지직도 있다. 거기다가 위의 직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일행직보다 커트가 낮다. 본인이 희망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직렬에 들어갈 수 있는 실력임에도,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사람들 따라 일행직 봐서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 일행직이 정말 자신의 직렬이다 싶은 사람, 공무원을 하고는 싶은데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딱히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은 사람, 혹은 자기는 어떤 일이든 폭넓게 하고 싶은 사람은 일행직 봐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공무원 직렬이 뭐가 있는지, 선택과목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무슨 업무들을 하는지는 알아보고, 본인을 한번 돌아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목표가 생기고 본인의 미래를 그리다 보면 후에 공시 생활을 하면서도 큰 힘이 된다.  


    보통 20대 초. 중반에 시작하는 공시, 본인의 청춘은 지금 한 번밖에 없다. 제발 아무 의미 없는 20대를 보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런 약간은 꼰대스럽고, 어떤 분들이 보기에는 불편할 수도 있는 첫 글을 써봤다. 결국 요약하면, 정말 본인이 자가진단을 냉철하게, 그리고 신중하게 하고, 공무원 시험 자체에 대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만 저의 경우 꼬박 1달이 걸렸다. 솔직히 더 걸려도 좋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꼭 생각해 보시고 이 길을 들어오시기 바란다. 들어오면 유턴해서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데 너무 오래 걸릴 테니까.



  

작가의 이전글 Intro. Welcome to the Jungl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