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Chive Aug 01. 2018

공무원 시험, 생활편 8. 포스트잇 (자투리 시간 2)

   공부하시면서 포스트잇 많이들 사용하시나요? 보통, 강의를 듣다가 추가되는 내용이 있을 때, 문제집에서 몰랐던 내용이나 중요한 내용이 있을 때, 또는 중요한 내용을 적어 책상 앞에 붙여서 두고두고 볼 때 등등 많이들 활용하실 겁니다. 국어, 영어, 국사, 또 선택과목들.. 한 과목도 예외 없이 외워야 할 것들이 각각 너무 많은 과목들이고, 누구나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준비하는 공무원 시험은 '똑같은 하루 24시간 중에 더 많이 보고, 더 확실하게 외운 사람이 합격하는 시험' 이죠.


  여러분은 그 포스트잇을 '자주' 보고 계신가요? 혹시 책에 붙여만 놓는 데코용 포스트잇은 아닌가요?


   물론 노트나 책에 부족한 설명을 쓸 공간이 없어서 쓰는 포스티잇도 있습니다만, 보통 포스트잇의 목적은 '잘 안 되는 단순 암기 내용을, 고개를 들 때마다, 외울 때까지 보고 또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포스트잇이 책 속에 잠든 예쁜 쓰레기가 되어 있는 분들, 혹은 (대부분은 저희 남정네들) 아예 포스트잇을 쓰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포스트잇이 내 취향과 맞지 않아 안 쓰신다 하시는 분들은 이 이후의 내용은 필요 없으십니다. 바로 뒤로 가기 버튼 누르셔도 됩니다. 오늘은 포스트잇을 어떻게 종이 쓰레기에서 효과적인 암기 도구로 바꿀 수 있나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 What?

    일단 저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포스트잇에는 난해한 내용, 긴 내용은 적지 않습니다. 꼭 암기해야 하는데 잘 외워지지 않는 내용, 너무 많아서 외우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순 암기 내용으로 적었습니다. 가끔 글씨 작은 분들이 더 공부하고 싶다는 욕심에 깨알글씨로 많이 적어 놓으시던데.... 그거 보이시던가요? 포스트 잇의 핵심은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어 공부를 할 때 '띄어 쓰지 않는 한 단어' 전부를 외우는 데 너무 애먹어서 그것들을 한 단어씩 벽에 붙여놓고는 했습니다. 영어 같은 경우 뜻은 적지 않고 영어만 적어서 볼 때마다 무슨 뜻인지 사전 찾아보는 그런 반복을 했습니다. 행정학, 사회. 국사 등의 과목은 여러 가지 키워드만 추출해서 써놨습니다. (ex) 신문왕 업적, 조선 후기 상공업 발전, 니스카넨의 예산 극대화 모형, 위법성 조각사유

최소 이정도 사이즈는 되어야 뭐가 보이지 않겠습니까?

     


2. Where?

   2-1. 집에서 공부하시는 분들 : 일단 저 같은 경우, 제 방 벽을 충분하게 활용을 했습니다. 제 방의 구조는 심플합니다. 의자, 책상, 침구류(매트리스처럼 약간 쿠션 들어간 요+이불, 베개), 노트북, 스피커 등 5가지밖에 없습니다. 책꽂이는 거실에 있고, 책 거치대라든지 선풍기 등등은 거실에서 필요할 때마다 가져다 씁니다. 즉, 천장과 바닥 제외 4면&도서관 칸막이 의자에 비해 넓은 공간을 다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책상 앞이 아무래도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 때문에 주 과목인 국어&국사를 위주로 붙여놨습니다. 방문이 있는 오른편에는 드나들 때마다 순간순간 보라고 방문과 방문 주변의 벽에다가 영어를 붙여놨습니다. 그리고 가장 잘 보지 않게 되는 뒤쪽 벽에는 가장 외울 것이 적은 사회 파트 암기사항들을 붙여놨습니다. 마지막 왼쪽에는 행정학 암기사항을 붙여놨습니다.

   포인트는 꼭 눈높이에 맞춰서 붙이는 것입니다. 행정학&국어&국사 자리는 앉은 키에(책상이 왼쪽 벽에 붙어 있어서), 영어 자리는 일어섰을 때의 키에, 뒤쪽은 아예 방바닥에 딱 붙여서(잘 때 밖에 뒷벽을 볼 일이 없음.) 붙여놨습니다. 몇몇 분들은 화장실에도 붙여 놓는다 해서 화장실에도 붙여봤습니다만, 조금만 물이 튀기면 포스트잇이 젖고, 화장실에 오래 있게 되는 안 좋은 습관이 생깁니다. 치질도 생겨서 저는 일단 비추합니다.   

    여기에 조금 더하면, 예전에 sns에 돌던 이 사진 기억하시나요?

보통 포스트잇을 본다는 것은 책에서 눈을 뗄 일이 있다는 뜻이죠. 그냥 앞만 보고 멍을 때리느니, 기왕 볼 거 스트레칭도 하자 싶어서, 의도적으로 90도 뒤집어서 붙여놓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좀 정신이 없었는데, 적응하니까 일단 스트레칭 효과도 있고 나름 저 삭막한 방에서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재미이기도 했습니다.


   2-2 독서실&도서관에서 하시는 분들: 독서실을 쓰시는 분들은 일단 쓸 수 있는 면이 3면 밖에 없고, 저처럼 넓은 공간을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목별 분류보다는 전 주에 공부한 내용을 과목 구분 없이 모아 놓으시되 섹터를 5구역 정도로 자유롭게 나누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섹터의 위치는 본인이 자유롭게 정하시고, 혹시라도 공간이 너무 협소하다면, 파일을 옆쪽 벽에 이어서 공간을 더 넓혀 줍니다. 주변 시야를 차단하기 때문에 집중도도 높아진다고들 합니다. (혹시 답답한 것을 잘 못 참으시는 분들은 안 하셔도 됩니다.) 중구난방으로 붙여놓을 경우 시선이 분산돼서 막상 실제 암기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기도 하고, 본인의 메인 공부하는 데에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5섹터를 말씀드리는 이유는 월~금까지 하루 1섹터를 정해서 공부하는 것이 용이하고, 토요일에는 외운 포스트잇을 정리하면서 다시 전체적으로 보시라는 의미입니다.

   

 

3. When?

   포스트잇을 보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아니, 시간을 내서 보지 않습니다. 잠깐 쉴 때나, 다른 책을 꺼낼 때, 듣던 강의가 끝나서 다른 강의를 켤 때, 화장실 가려고 일어날 때, 목이 뻐근할 때, 자세 고쳐 앉을 때, 자기 직전에 등등. 굳이 표현을 하자면 모든 '순간'? 밥 먹으러 갈 때나 집에서 나와 도서관으로 향하는 길 등 장시간 자리를 비울 때는 가장 외워지지 않는 것들을 떼어서 가지고 나옵니다. 걷는 중이든, 밥을 먹으면서 든, 계속 눈에 집어넣는 것입니다.


 4. How (to use more efficiently?)

     그렇게 독서실의 경우 월~금까지 본 포스트잇들을, 집 같은 경우 1달 정도 본 포스트잇들을 토, 일요일에 다시 한번 외워보고 덜 외워진 것들은 그대로 붙여두고 확실하게 외워진 포스트잇들은 떼어내고 다른 내용으로 채워줍니다. 물고기 어항에 물 갈아주듯이. 외워지지 않은 것들은 그다음 주/다음 달 모든 순간마다 또다시 보게 되는 것이죠. '확실하게 외워진'의 기준은 최대한 냉정하게 평가하셔야 합니다. 

      떼어낸 포스트잇은 바로 버리지는 않습니다. 떼어낸 포스트잇들도 심심할 때 다시 읽어줍니다. 다시 읽는데 분명히 시간이 지나면 다시 까먹는 내용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 다시 붙입니다. 이렇게 일주일/1달 단위로 수없이 반복하다 보면, 진짜 내가 못 외우는 내용들, 잘 까먹는 내용들만 붙어있습니다. 그러면 그 내용들만 나중에 시험 1달 전 정도에 정말 목숨 걸고 시간 투자해서 외워버리면 되는 겁니다.



    "잠깐잠깐 보는 그 모든 시간을 합친 것과 그냥 한 번에 시간을 내서 외우는 것. 같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보통 포스트잇을 안 쓰시는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긴 합니다. 일견 맞는 말입니다. 잘못 쓰면 본인이 메인으로 공부하는 것에 잡생각을 끼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실 기본서 1~2 회독 끝나고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런데, 결국 '암기는 반복'입니다. 제가 그걸 굳이 공부한다는 마음을 먹지 않아도 훑으는 것만으로도 우리 뇌는 똑똑해서 기억을 합니다. 그 몇 분 몇 초가 모이면 어마어마한 양이됩니다. 일종의 스노우볼 효과라고 해야 할까요?


     한 번 대충 보고 만다면 그 몇 초마저도 시간 낭비죠. 하지만 매일 방에 들어갈 때, 방에서 나오면서, 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 물 한잔 마실 때, 아침에 눈뜰 때마다, 거기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을 읽는다면, 아니 포스트잇이 보인다면 '하나라도' 더 기억하게 되는 것입니다.


     국어든, 영어든, 국사든, 또 선택과목에서든 외울 것이 너무 많아서 공부할 때 한번 외우고 다시 보면 기억 안 나고, 또 외우고 보면 또 기억 안 나고 그런 날에는 '진짜 내 머리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닌가?' 싶어서 잠을 못 이루고 심하면 괜히 그 사실이 분해서 혼자 훌쩍거리던 경험 있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방법은 그런 경험을 없애지는 못해도 그 경험을 덜 하게는 해줄 겁니다. 아마도 어느 순간 모의고사에서 '아! 그 단어!'라는 마음속의 외침과 본인 포스트잇 색깔까지 생각이 날 겁니다.



    이제 생활편은 어느 정도 다 정리를 한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추가할 것이 생기면 그때그때 추가하려 합니다. 욕심 없이 쓰던 글이 카카오톡 페이지에 올라갔는지, 조회수를 엄청 찍어서+심지어는 상담 메일까지 와서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글 쓸 때 더 정성 들여서 써야지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부족하고 잡설이 많은 글이지만, 도움이 되는 것들을 모아서 다음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다음 글부터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필기편으로 찾아 뵈려고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공무원 시험, 생활편 7. 어플 (자투리 시간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