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쓸 필기편은 편의상 9급을 기준으로 씁니다. 왜냐하면,
1. 공부법이나 여러 사항들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입니다.
2. 7급을 보시는 분들도 대부분 9급도 같이 보시는 케이스가 많기 때문입니다.
3. 7급을 보시는 분들은 기본기가 있으시니까 9급을 기준으로 써도 본인 스타일로 잘 소화하실 역량을 지닌 분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필기편 첫 편을 시작합니다. 첫 편이니 만큼, 필기를 준비할 때 '나의 처음 고민이 뭐였나?'를 고민하며 일기를 뒤적였더니 바로 '선택과목'에 대한 고민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선택과목 고르는 것은 공시 생활에서 어떻게 보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만큼이나 정말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주워들은 말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여 사회/행정법을 봤다가 중간에 결국 사회/행정학으로 바꿔서 해야 하는 불상사를 겪었습니다. 근거는 정말 빈약했습니다, 그저 주변 사람들이 하기 쉽다고 해서 했습니다. 요즘 글을 쓰며 느끼지만, 15,16년 동안 공시를 얼마나 허술하게 준비했는지가 또 한 번 느껴지고 반성하게 됩니다. 준비운동 1. 에서도 얘기한, 꼭 1달 정도는 공무원 시험에 대한 준비기간을 갖자는 말도 이런 맥락에서 말씀을 드렸던 거죠. 1달로 1년을 단축하실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여러분이 공고문을 보면 이렇게 써져 있을 겁니다.
기술직군의 경우,
* 개정이 좀 필요합니다. 이제는 선택과목 중에 1과목은 필수로 전공과목을 선택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처음 2년은 사회와 행정법을 했습니다. 사회과목(법과 정치, 사회 문화, 경제) 중에서, 고등학교 때 수능으로 법과 정치(제 세대는 법과 사회, 정치 이렇게 두 과목이었는데, 어느 날 보니 법과 정치, 이렇게 한 과목이 되어 있어서 조금 당황.)와 근현대사를 봤습니다. 법과 정치 과목 같은 경우 나름 즐기면서 했고, 그때 당시 법과 정치 선생님이 예쁘셔서, 정말 열심히 했었습니다. 기억이 다 나더군요 어느 정도는.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행정법도 법이니까 그래도 나름 내가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이 남들 말이 쉽다고 하니 그렇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행정법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완벽하게 2년간 불합. 물론 저 때는 아직 공단기 프리패스 없이 독학 상태라 망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어찌 됐든 결론적으로 행정법은 저와 맞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뒤에 제가 행정학으로 바꿨는데, 대학 때 인문학 교양 강의들을 많이 들어서 인지, 딱 3개월 고생하고 80~90점대가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인강 중에 기본서 강의만 2번 돌리고 문제를 풀었죠. 근데 2년 동안 독학한 행정법보다 1.7배 정도 잘 왔고요.
저처럼 아무 생각 없이 선택하면, 위와 같은 참사가 일어날 수 있으니 몇 가지 팁으로 꼭 막아주시기 바랍니다.
고등학교 ~ 대학교까지 일단 한번 무슨 공부를 했는지를 봅니다. 기억이 안 나시면 대학 같은 경우 성적 증명서를 뽑아서라도 봅니다. 그중에 분명 실마리가 있을 겁니다. 아마 과목명을 보면서 내가 그 과목을 좋아했나 싫어했나, 혹은 성적이 좋았나 나빴나 그런 것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겁니다. 그러고 나서 이제 저 위의 표를 봅니다. 아마 이러면 대충 감이 올 겁니다. 예를 들어, 뭐 저의 경우 교양과목 중에 '인간관계론, 사회학의 이해'라는 과목의 학점이 B+, A0였습니다. 인간관계론에서 배운 내용은 대부분 인사 행정을 배울 때 다 써먹을 수 있었고, 사회학의 이해는 전체 행정학 흐름을 짚어 주실 때 간혹 아는 개념이 툭툭 튀어나와서 부드럽게 행정학을 소화할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잊지 마세요, 본인이 좋아하고 잘 하는 과목이 우선입니다. 40점은 넘어야 일단 합. 불을 따질 테니까요.
공무원 선택 과목은 조정점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만약, 정말 모든 것이 노 베이스 상태고, 뭔가 확 당기는 과목이 없다면, 자기 직렬의 성적을 찾아서 선택과목의 전체 평균점수와 표준편차를 봅니다.
이렇게 되기 때문에 표준편차와 평균 점수는 낮은 것이 제일 좋겠죠. 어차피 잘 하는/좋아하는 과목이 없다면, 이런 이점이라도 들고 가는 것이 좋을 겁니다.
보통 이런 문제는 잘 발생하지 않습니다. 저도 합격한 사람들 제가 취재해서 1~2명 봤고, 드물게 수에 약하셔서 계산을 못 하시는 분들이 사회(경제 때문에), 통계학, 수학 뭐 이런 과목들 선택하시는 경우에 간혹 나오는 패턴입니다. 실전에서는 아무래도 선택과목을 뒤로 미루다 보니, 시간이 촉박해서 물먹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말씀드립니다. 저도 전형적인 문과형 인간이라서 경제 할 때 조금 경험했고요. 여러분, 시험 시간은 100분입니다. 그 와중에 영어 지문, 국어 지문도 보셔야 할 것이고, 국어는 요즘 독해 분량이 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2과목 합해서 많이 줘 봤자 30분이라는 소리가 됩니다. 물론 노력으로 나중에 메꿔지는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한번 정도는 생각을 할 문제이기는 합니다.
저도 행정법을 버릴 때 겪었고, 그때 당시는 괴로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쓸 데 없는 생각이 '그래도 내가 000과목에 쏟은 시간이 몇 시간인데?'입니다. 사회 경제 시간에 배웠죠. 매몰비용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몇 시간을 쏟아부었든지 간에 점수가 안 나오면 포기해야 한다고 좀 강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1달 뒤가 시험인데 버리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러면 그 과목 보셔야겠지만, 적어도 1년 차를 마치고 객관적인 성적표가 본인 손에 들려있는 지금 이 순간, 버려야 합니다. 압니다.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 거라는 거. 하지만 여러분은 공부하려고 공무원 시험 보시는 게 아닙니다. 합격하려고 공무원 시험 보시는 겁니다. 정 그 과목에 애착이 있으시다면, 공무원 합격하고 공부하시면 됩니다. 업무 관련 과목이니까 시험 선택 과목으로 들어가 있을 겁니다. 분명히 실무를 하시면서 자연스럽게 공부하실 일이 생길 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