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편, 공부방법 두 번째
사실 회독은 '준비운동 2. 자주 묻는 Q&A' 편에서도 잠깐 스치듯이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 정도로 많은 분들이 물으시고 공무원 시험의 꽃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처음 제가 공부를 시작할 때 회독이라는 것을 듣고 처음 들은 생각은.... '회독 공부법? 뭐? 이 두꺼운 걸 10번이나 보고 시험을 본다고? 미친 거 아냐? 그리고 읽기만 해도 암기가 된다고? 어디서 그런 뻥을....' 많은 합격수기를 보면, 회독은 단순히 책을 읽기만 해도 암기가 되고 이해가 되는 마법 같은 공부법이죠. 그런데 그 방법을 디테일하게 적은 글이 많지는 않습니다.
도대체 회독 공부가 무엇이길래, 장기간 시간을 들이는 시험을 준비했던 사람들은 이 방식을 사용했던 것일까?
그리고 누구는 10회독, 누구는 20회독 사람마다 말이 다 다른데 도대체 뭐가 맞는 걸까? 이런 것들에 대한 디테일한 이야기를 모아 모아 한번 정리해봅니다.
한마디로 대답하라 그러면,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암기하는 것'이라고 정말 대충 대답을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 읽는 것이 소설책 읽듯이 읽어나가는 것은 아니겠죠. 책을 읽기만 해도 저절로 암기가 되는 초능력을 가졌다면 좋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까요. 책을 읽고, 강의를 듣지만 이해가 안 되는 평범한 머리를 가지고 있는 우리입니다. 정확하게 시험 보는 모든 사람들의 회독은 '아는 부분은 쳐내고, 모르는 부분은 표시해두고 다시 암기하면서 점점 범위를 줄여나가는 공부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회독하시면서 매번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성실하고 열심히' 보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그건 회독이 아니라 '정독'입니다. 모르는 부분은 차근차근 꼼꼼히 보시고, 아는 부분은 핵심 내용 위주로 눈팅하고 넘어가세요.
왜 회독 공부법을 해야 하는지, 다른 쉬운 방법은 없는지 의문이 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안타깝지만, 회독 공부방법이 가장 쉽습니다. 다른 획기적인 방법은 더 찾기가 힘들더군요. 나머지 10명도 여러 공부방법을 바꿔도 보고 했지만, 결국 회독으로 돌아오게 되더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솔직하게 얘기해서 동영상 강의든, 기본서를 읽는 것이든 책상에 앉아 강의를 보고, 책을 읽는 것을 어려워하실 분은 없을 것입니다. (앉아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시겠죠... 이해합니다.)
a. 1단계 (1~2회독, 연필과 연한 색연필 단계)
포인트는 '큰 것부터 시작해서 작은 것으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주연 배우가 누구였고, 그가 맡은 캐릭터가 어떤 성격이었으며, 어떤 스토리였고, 큰 주제는 무엇인지 등등은 굳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메모를 하지 않아도 대답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갑작스럽게 '주인공의 눈동자 색은 무엇이었나요?', '악역이 나와서 처음으로 말한 대사는 무엇이었을까요?', '주인공이 입고 있던 옷의 브랜드는 무엇이었나요?' 등등을 물어본다면 대답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더군다나, 공무원 시험의 특성상 질문의 성격이 '34분 50초에 나오는 장소는 어디인가?' 같이 지엽적이고 어렵습니다. 즉, 7~8월 공부법에서도 말씀드렸고 자주 묻는 Q&A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첫 단계(1~2회독)에서 완벽해지려고 하지 마세요. 그래서 '1회독 때는 연필'이라는 말이 있는 겁니다
b. 2단계 (3~4회독, 색이 있는 볼펜이 등장. 빨/파 볼펜 추천)
이제 얼추 어려운 용어하고도 제법 친해졌고, 확실히 이해돼서 그냥 넘어가는 부분도 나오고, 내용이 아직은 확실히 이해는 안 되지만 전체적으로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대집행의 요건이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쉽게 답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아! 대집행이라고 들어는 봤는데....” 라면서 '대체적 작위의무를 의무자가 이행하지 않은 경우, 행정청이 그걸 스스로 하거나 3자로 하여금 하게 하고 비용을 의무자로부터 징수하는 절차'라고 대집행이 뭐다 정도는 설명하실 수준이 될 것입니다. 이 정도면 매우 휼륭합니다. 어려운 내용과 친해지려고 땀 흘려가며 노력한 것이니까요.
이 단계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암기를 합니다. 그동안은 두뇌 스스로 암기된 내용이라면, 여기서부터는 여러분이 주체적으로 암기를 해야 합니다. 세세하게 외워서는 안 됩니다. 어차피 까먹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크고 중요한 것을 암기를 해나가는 겁니다. 한 번 외우고 바로바로 넘어가세요. 어차피 우리는 다음에 읽을 때 또 외울 거니까요.
c. 3단계 (5회독 이상, 진한 색연필, 형광펜 등을 추천)
그렇게 4회독 가량 하다 보면, 어느 정도 그 과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제 여러분들이 연필부터 시작해서 볼펜까지 계속 바꿔가면서 공부를 했다면, 유난히 지저분한 부분이 있을 겁니다. 바로 거. 기. 입. 니. 다. 여러분이 계속 틀리고, 어려워하고, 심지어는 시험장에 가서도 틀릴 그 부분이 거기입니다. 아까 비유로 치면 '이 영화 34분 50초에 나오는 장소는 어디인가?' 같은 문제가 그런 곳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이 체크가 되어있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니, 꼭 노트에 적어 놓으세요. 그게 합격생들이 말하는 '단권화'입니다. 단권화도 이렇게 얘기하니까 참 별거 아니죠?
이거는 3가지 변수, 수험 기간, 과목의 성격, 회독의 기준에 따라 다르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같이 수험기간을 3년이나 그 이상을 하신 분들은 솔직히 100 회독, 했을 것 같습니다. 1년 차 단기 합격생들의 경우 10회독 이하로 회독하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모든 과목이 많은 회독을 필요로 하지는 않습니다. 국사와 영어를 한번 생각해보죠. 국사는 거의 시험 보는 그날까지 회독을 한다면, 영어는 회독은 적당히 하고, 문제를 풀면서 그때그때 책을 뒤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회독의 기준이란 누군가는 합격 노트같이 요약본으로 보면서 회독을 했다 하고, 누군가는 본인이 단권화를 한 것을 보면서 회독을 했다 하고, 누군가는 정석적으로 기본서를 보면서 회독을 했다 합니다. 누가 거짓말을 했다기보다는 다들 '회독'에 대한 기준이 다르니 이렇게 평균 회독 횟수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로, 최선을 다해서 횟수를 늘리시되, 적어도 5회독 이상은 하셔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본인이 기본기가 있고 자신이 있는 과목이라면 합격 노트 or 압축 노트 같은 요약본을 추천하고, 자신이 없는 과목이라면 기본서가 아무래도 안전합니다. 아, 주의할 것은 7급의 경우 요약본만으로 회독을 하시면 본시험에서 속된 말로 '구멍'이 날 수도 있습니다. 7급 분들은 기본서 위주로 하시되 시간이 없어 요약본이 필요하시다면 본인이 단권화한 노트를 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자신을 제일 잘 아는 것은 자신이니까요.
* 필기편 보는 방법 공지*
필기편은 3가지 파트로 나눠서 쓸 예정입니다.
1. 필기편, 페이스 메이킹 - 2달씩 끊어서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2. 필기편, 공부 방법 - 공부법 전반에 대해서 이제껏 받은 Q&A를 다룹니다.
(준비운동 2. Q&A에서 다룬 이야기들도 여기서 좀 더 자세히 하나씩 다룹니다.)
3. 필기편, 과목별 공부 - 한 과목씩 자세하게 다룹니다. 가장 많이 보시는 국-영-史-행학-행법-사회를 다루고, 여력이 된다면 다른 과목들도 다루려고 합니다.
쓰는 저도 정신이 없는데, 보시는 분들은 더 불편하실까 하여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배경화면으로 구분하는 방법을 쓰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 보셨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