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킥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

울화통과 울컥

by 김겨울


집 근처에 신호등 없는 짧은 횡단보도가 두 개 있다.

출퇴근 시간이면 얽히고설킨 차들 사이에서

어른도 건널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다.

이런 길은 아이 혼자 보내기가 불안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횡단보도 앞에서 본래의 모습보다

훨씬 더 성숙한 시민인 척한다.

아이를 생각하면 꼭 그래야 할 것만 같다.


며칠 전 차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횡단보도 앞에서 손짓으로 차를 멈춰 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분을 보았다.

맞은편에는 휠체어를 탄 분이 기다리고 계셨고 양방향에서 차들이 연달아 지나가니 건너지 못하고 계셨다.


나는 당연히 멈춰 섰다.

인도로 올라가신 것을 보고 출발하려던 찰나, 일행이었던 어르신이 내 쪽을 향해 모자를 벗고 깊이 인사하셨다.


횡단보도를 건넌 학생들이 꾸벅 인사하고 웃으며 가는 모습에는 절로 미소가 지어지더니, 어르신의 인사는 괜히 마음이 울컥하고 시리고 고마웠다.


나도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 차를 멈춰주는 운전자에게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가볍게 인사를 한다. 특히 아이와 손 잡고 있을 때는 더 티 나게 인사하는 것 같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내 인사에는 여러 마음이 담겨 있다. 고작 그 작은 행동으로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긍정적인 힘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비단 ‘멈춤’은 도로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보행자와 운전자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남이 말할 때 멈추면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다.

행동하기 전에 멈추면 실수를 줄이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적어도 이불 킥하는 일만 줄어도 좋은 일 아닌가?!


주변에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성급하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결정 후 후회하지 않는 사람들의 비밀은 멈춤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번 주는 몇 가지 '멈춤'으로 평온한 한 주를 만들어 봐야겠다.


-디지털 멈춤: 스마트폰을 내려놓기

-생각 멈춤: 멍하니 있기(‘생각을 하지 말자’라는 생각도 하지 않기)

-말 멈춤: 상대의 말이 끝나기 전에 답하려 하지 말고 온전히 귀 기울이기(알고 있지만 잘 안 될 때가

있는 부분이다. 이번 주는 꼭 지켜보리라!)


저의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일상 속 소소한 평온을 느껴보시길 바라면서 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