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분노: 신이 없는 시간의 울음
병실은
항상 무언가를 감추고 있었다.
하얀 벽과 하얀 침대,
하얀 시트 아래에서
사람이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숨소리는 가늘었고,
눈은 감긴 채
움직이지 않았고,
시간은
계속 ‘지켜보라’고만 했다.
나는 자리를 지켰고
그는 눈을 뜨지 않았고
간호사는 침묵을 반복했고
의사는 말끝을 흐렸고
벽은 대답이 없었다.
그 병실의 벽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고
어떤 말도 되돌려주지 않았다.
나는 한동안
그 벽을 향해 속삭였다.
이름을 불렀고,
기억을 들려줬고,
기도도 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때 깨달았다.
이 공간엔
신이 없다는 걸.
기도는 흡수되고,
소망은 반사되지 않고,
모든 말은 벽 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화가 났다.
왜 살아 있는 내 말보다
침묵의 고요가 더 정당한가.
왜 이토록 간절한데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는가.
벽은 여전히 말이 없었고
나는 점점 큰 소리로
말을,
절규를,
의심을 던졌다.
“여기, 누가 있기는 한 거야?”
“정말 끝이야? 진짜?”
“왜 아무도 대답하지 않아?”
그날 병실 안에서 가장 시끄러웠던 건
내 마음뿐이었다.
기계는 무심했고
천장은 멀었고
침대는 식어갔고
벽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은
너무 완벽해서
차라리 악의처럼 느껴졌다.
나는 더 이상
말을 걸지 않기로 했다.
그날 이후,
병실의 벽은 나에게
죽음 그 자체의 표정처럼 남았다.
고백: “나는 아직도 하얀 벽만 보면, 대답 없는 신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