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분노: 신이 없는 시간의 울음
처음엔 병원을 탓했다.
진단이 늦었고
주의가 부족했고
그때, 조금만 더 살폈다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그다음은 의사를 의심했다.
무표정한 얼굴로
말끝을 흐리고
가능성을 이야기했던 그 목소리를.
그리고 그다음은
그 사람을 탓했다.
왜 아프다는 말을
더 일찍 하지 않았는지.
왜 그렇게 조용히,
혼자 견디려 했는지.
왜 나를 믿지 않았는지.
그다음은,
세상을 탓했다.
어디에나 죽음은 있었고
그는 예외일 수 없다는 말에
속은 것 같았다.
어느 순간,
나는 신을 탓하기 시작했다.
신이 있다면
왜,
그 순간
귀를 막았는지
왜 아무도
살려달라는 기도를
듣지 않았는지.
신이 없다면,
왜 우리는
그토록 간절히
누군가를 부르도록 만들어졌는지.
결국엔
내 탓이라고 말하게 되었다.
내가 조금만 더 예민했더라면
내가 그날 한 마디만 덜했더라면
그 밤,
혼자 두지 않았더라면.
분노는 원인을 찾아서 흐르지 않는다.
그저 방향을 잃고 떠도는 감정의 칼날이다.
그리고 가장 깊이 찌르는 건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나는 매일
누구의 잘못인지 묻는다.
정답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질문을
버리지 못한 내가
아직 그 사람을 보내지 않았다는 증거 같아서.
고백: “나는 아직도, 탓할 대상을 잃어버린 뒤에야 내가 혼자 남았다는 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