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라는 단어

3부 - 타협: 어제와 내일 사이의 계약서

by 엘리킴


‘다시’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나는 멈춘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다시 웃을 수 있을까
다시, 아무 일 없던 날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 단어는
늘 바람처럼 앞서 걷는다.
잡히지 않지만,
놓치고 싶지도 않다.


사람들은 위로처럼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
“언젠가 다시 웃게 돼.”
그 ‘다시’가 언제인지 묻고 싶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그 단어에 목이 메인다.
말하지 못하고 삼켜버린 희망이
내 안에서 날카롭게 자란다.


‘다시’는 언제나 가정법이다.
지금이 아닌
어디에도 없는 시간의 말.


“다시 볼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안아줄 수 있다면”
“다시 돌아간다면 말했을 텐데”
나는 그 말들로
수천 번의 과거를 고쳐 썼다.


하지만 결국
현실은 단 한 번뿐이었고
그 단 한번을 지나
지금 나는
‘다시’ 없는 세계를 견디는 중이다.


그래서 이제는
‘다시’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때마다
그가 더 멀어지는 것만 같아
조금씩
그 말의 사용을 줄여가고 있다.


하지만 마음 한켠은 아직도
그를 부를 때
그 단어를 앞에 붙인다.


“다시, 그 사람.”
“다시, 내 사람.”


나는 지금도

다시를 포기하는 중이다.
아직 완전히 포기하지 못한 채로.






고백: “나는 아직도, 다시라는 말이 희망일지 절망일지 모르겠다.”




ChatGPT Image 2025년 7월 24일 오전 01_39_40.png


이전 11화나를 두고 왜 갔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