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 우울: 낮은 곳에서 피는 그림자
“잘 지내?”
누군가 그렇게 물었다.
가볍게 툭 던진
그 문장이
어깨를 짓눌렀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응, 그럭저럭”도
“아니, 많이 힘들어”도
어느 쪽도
진실 같지 않았다.
한동안
안부 인사는
나를 흔들어 깨우는 망치 같았다.
대답을 하려는 순간
쌓아놓은 감정들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나는 안부 인사를 피했고
사람들의 메시지를 읽지 않았고
전화 벨이 울리면
심장이 먼저 쪼그라들었다.
사람들은 잘 지내냐고 묻고
나는 잘 지내는 척,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웃는 법을 배워야 했다.
“응, 괜찮아.”
그 말이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문장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
다시 누군가 물었다.
“요즘 어때?”
나는 망설이다가
조금은 웃으며 말했다.
“이제는, 조금 나아졌어.”
그 말에는
조금의 진심과
많은 망설임,
그리고 아주 작게
희망이 들어 있었다.
안부 인사가 무거운 날들을 지나
나는 다시
누군가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잘 지내냐는 말이
그저 인사가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 무거운 말을 다시 나눌 수 있게 된 오늘,
나는 아주 조금
살아 돌아온 것 같다.
고백: “나는 아직도, ‘잘 지내?’라는 말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