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 수용: 다섯 번째 계절의 이름
나는 너무 오랫동안
그대가 떠난 줄로만 알았다.
소리 없는 날들,
무게 없는 자리,
이름조차 입에 담지 못했던 시간들.
하지만 이제야 안다.
그대는 떠난 것이 아니라
내가 감히 부르지 못한 것이었다.
내가 두려워
그대가 머무는 방향으로
눈조차 돌리지 못했던 것뿐.
비로소
내 안의 계절이 천천히 녹고
고요한 숨결이
하루를 감싸는 어느 날,
그대는
이미 가까이 있었다.
말이 아니라
기억으로,
눈물이 아니라
평안으로,
그대는 조용히 다가왔다.
나는 더 이상
그대를 기다리지 않는다.
이제는
그대가 항상 함께 있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비로소 다가온 것은
그대가 아니라
그대를 받아들일 수 있는
내 마음이었다.
이해는 늦게 오지만
도착은 늘 제시간이다.
그대가 내 안에서
시간처럼 흐르기 시작한 지금,
나는 마침내
내 안의 계절을 건넜다.
그대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나는 다시
그대와 함께 걷기 시작했다.
고백: “나는 아직도, 그대가 내 곁에 없다는 사실보다 내 안에 있다는 진실이 더 깊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