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은 열려 있었다

제4부. 결행

by 엘리킴


노크는 하지 않았다
그럴 이유도 없었다


계단 위엔 먼지가 없었고
초인종엔 손때가 없었다
하지만 문은, 열려 있었다


나는 멈췄다
이건 신호인가
유혹인가
혹은 나를 시험하는 것인가


잠깐 숨을 죽이고
기척을 살폈다
그는 안에 있었다
숨소리도, 발소리도 없이
그저 존재하고 있었다


문 앞에 서 있는 나는
더 이상 누구도 아니었다
가족도 아니고
피해자도 아니고
살인자도 아니었다


문은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열린 문이 내게 말했다
“지금이야”


나는 문을 밀었다
소리는 없었다
경첩은 부드러웠고
공기는 차가웠다


그는 등을 보이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관문은
닫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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