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 결행
비가 내렸다
길은 진흙이었고
신발은 묻혔고
몸은 무거웠다
그를 업지 않았다
끌었다
바닥과 등을 맞댄 채
돌과 가지를 지나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까지
소리는 없었다
비가 모든 것을 덮었다
비닐은 찢기지 않았고
손은 차가웠다
내 것인지, 그의 것인지
중간쯤에서 잊혔다
삽을 꽂았다
돌이 걸렸고
뿌리가 얽혔다
한 번, 두 번, 세 번
점점 깊어졌다
숨소리도, 생각도
피는 없다
울음도 없다
비는 계속 내렸다
나는 멈췄다
그 자리를 바라보았다
묘비는 없었고
이름도 없었다
그를 기억할
누구도, 없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등 뒤에서
누군가 말했다
“혼자서 뭐 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