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구두는 아팠다 – 신데렐라

2장. 신데렐라

by 엘리킴


그 구두는
처음부터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너무 투명해서 속이 보였고,
너무 단단해서 숨이 막혔다.
너무 예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발은 붓고,
피는 스며들고,
춤은 멈출 수 없었다.
누구도 아프냐고 묻지 않았다.
나는 그냥,
“예쁘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한밤중 종소리는
마법이 끝난 신호가 아니라,
내 몸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내 안쪽에서 울린 경고음이었다.


그러나 나는 돌아갔다.
또다시 그 구두를 신었다.
사랑이 내 발에 맞지 않더라도
사랑받기 위해
고통쯤은 당연하다고 믿었다.


왕자는 내 얼굴을 기억했지만,
내 고통은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나를 찾아내며 말했다.
“네가 맞아. 이 구두가 너의 거야.”


그래, 그건 내 거였다.
피와 물집과,
참아낸 모든 것들이 새겨진
내 거였다.


나는 웃었다.
그때 이미 알았으니까.
구두보다 더 아픈 건,
그것을 끝까지 신기로 결심한
내 마음이었다는 걸.

keyword
이전 05화계산된 마법 – 바다 마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