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씹’ 당한 마지막 기도

2부. 서로를 기억하는 방식

by 엘리킴


죽기 전

나는 단 하나의 메시지를 남겼다


제목은 없었고

내용은

그냥 조용한 문장 몇 줄뿐이었다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요.

제발,

읽어주세요."


보낸 대상은

신이었는지

사랑이었는지

그조차 헷갈렸지만


그 메시지는

보낸 직후 ‘읽음’으로 표시되었다

읽었다는 사실만 남은 채

아무 대답도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내가 죽고

시스템이 나를 다른 공간으로 분류했을 때조차

그 상태는 바뀌지 않았다


읽음

하지만 무응답


그건 부정보다 차갑고

거절보다 무겁고

침묵보다 날카로운 말이었다


나는 여러 번

그 메시지를 삭제하려 했다

그러나 마지막 메시지는

삭제할 수 없는 설정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메시지에 덧붙이기 시작했다


"그때 너무 늦게 보낸 거 알아요."

"혹시, 일부러 안 본 척한 건 아니죠?"

"그냥, 괜찮다고 한 번만 말해줬으면 했어요."


오늘도

그 기도는

읽음 상태로 남아 있다


누군가는

그걸 응답이라 부르겠지만

나는

이걸 끝나지 않는

‘읽씹’이라 부른다


이전 11화댓글 속의 유령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