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은 아직도 2023

1부 – 안녕, 익숙했던 너

by 엘리킴


사진첩을 열면
너의 얼굴이
아직도 웃고 있어.


시간은 2025년인데
내 사진첩은
아직도
2023년에서 멈춰 있더라.


그해 여름,
네가 찍어준 내 뒷모습.
우리가 함께 먹은 그 피자.
맞춰 입었던 회색 티셔츠.


날짜는 분명히
그때인데
감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야.


그 많은 사진 중에
지우지 못한 건
사랑이 아니라
아직 말을 못 끝낸 마음이었어.


너는 벌써
클라우드를 비웠겠지.
갤러리 정리도 다 끝냈을까.
나만
계속 앨범 속에서
너를 만나고 있어.


사진을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멈춰.
너무 예쁜 장면 앞에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게 아니라
그 장면 속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했는지를
기억하게 돼.


그땐 웃고 있었지만
이젠 그 웃음이
조금 슬퍼.


왜냐하면
그 모든 순간이
이제 나만의 기억이 됐으니까.


시간이 지났다고
다 지나가는 게 아니더라.
날짜는 밀려도
감정은 눌러지지 않아.


그래서 오늘도
새로운 사진을 찍으려다
그만
2023년으로
다시 돌아가.


마치
그때의 나만
아직 살아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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