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라진 너의 일상 속에서

1부 – 안녕, 익숙했던 너

by 엘리킴


네 하루는 어떻게 시작돼?
지금도 아침 8시에 눈을 뜨는지,
그 시간에 내가 떠오르긴 하는지
나는 매일
너의 하루를 상상하면서 깨어나.


아직도 거실 불은 켜둔 채 자는지
출근할 땐 이어폰 한 쪽만 끼고 나서는지
그 습관들이
예전엔 나 때문이었다는 걸
너는 기억하고 있을까.


그날 입었던 셔츠,
내가 골라줬던 그 카페,
일 끝나고 들렀던 편의점 간식
다 너의 일상이었고
나의 기억이었어.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장면 속에서
나는 빠졌지.


너는 혼자 영화를 보러 가고,
혼자 식당에 앉고,
혼자 잘 자고,
혼자 잘 살아.


나는 그 모든 "혼자"에서
조용히 사라졌어.


근데 이상하지.
나는 여전히
그 풍경 속에
내 그림자가 있다고 느껴져.


네가 웃는 그 자리에
내 웃음이 겹쳐지고,
네가 가만히 있는 그 시간에
내 침묵도 섞여 있어.


너는 이제 나 없이도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내고 있을까.


하루가 가고,
일주일이 가고,
계절이 지나도
나는 여전히
너의 일상에 기대고 있어.


그게 버릇인지,
미련인지,
사랑인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지금 너의 하루엔
나는 없다는 거야.


메신저 첫 화면에도
통화 목록에도
네 검색창에도
나는 더 이상 떠오르지 않겠지.


그런데 왜
나는 아직도
네 일상의 문을
열고 싶어 하는 걸까.


아무도 없는

네 하루 속 풍경을
혼자 상상하고 있다는 게
슬퍼.


결국
나는
너의 하루에서 사라졌고
그 하루 속에서
나 혼자
여전히 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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