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 그럼에도 나는 나로 남기로 했다
예전엔
혼자 있는 게
두려웠어.
문득 조용해진 밤이면
너를 찾아 휴대폰을 들고
문자 하나 보낼까 말까
수십 번 망설였지.
혼자인 게 아니라
버려진 느낌이었거든.
그런 날들이
꽤 오래였어.
근데 요즘은
조금 달라.
혼자 걷는 길에
이어폰을 끼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고르다 보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조용한 저녁,
카페에 앉아 책을 읽다 보면
누구를 기다리지 않아도
마음이 차분해져.
예전엔 누가 내게
“잘 지내?” 하고 묻는 말이
숨이 턱 막히게 어려웠는데,
지금은
나 스스로에게 묻곤 해.
“오늘, 나랑 잘 지냈어?”
그리고
대답도 해.
“응, 생각보다 괜찮았어.”
너 없는 하루가
텅 빈 하루가 아니라
나로 채운 하루가 되어가고 있어.
예전처럼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내가 나를 챙기고
다독이고
가끔은 웃겨주기도 해.
어쩌면
그게 진짜 ‘함께’인 것 같아.
나와 함께 사는 일.
나와 잘 지내는 일.
요즘은
내 마음이 나를 덜 비난하고
내 하루가
조금씩 가볍고
내 표정이
낯설지 않게 변해가.
그래서 말할 수 있어.
요즘은 나랑 잘 지내.
그 한마디가
이렇게 소중할 줄
예전엔 몰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