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 그럼에도 나는 나로 남기로 했다
한때
혼자 밥을 먹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었어.
숟가락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고
옆자리에 앉아 있던 네 빈자리엔
자꾸 눈이 갔지.
어떤 날은
그냥 과자 하나로
끼니를 넘기고
누워버렸어.
누군가와 함께 먹던 밥이
이제는
기억으로만 남은 채,
입맛보다 마음이
비어 있었거든.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
식탁 위에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한두 가지 올리고,
플레이팅도 신경 써보고,
음악을 틀어놓고 밥을 먹었지.
처음엔 어색했지만
어느 순간,
혼자 있는 시간이
쓸쓸한 게 아니라
온전한 시간처럼 느껴졌어.
누군가와 나눠 먹던 웃음 대신
이젠
내 기분에 맞춰
천천히 씹고
느긋하게 삼키는 식사.
그게 점점
좋아졌어.
‘혼자’라는 단어가
외로움이 아니라
자유가 되었고,
밥은 그저
누구를 기다리는 행위가 아니라
나를 돌보는 행위가 되었지.
이제는 말할 수 있어.
혼자 먹는 밥이
예전만큼
쓸쓸하지 않다고.
가끔은
누군가와의 식사가 그립기도 하지만
지금의 이 조용한 시간도
충분히 따뜻하다고.
그래서 오늘도
잘 차려 먹었어.
나를 위해,
내 마음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