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2달이 지나니 발정이 왔는지, 밤마다 울어댐이 심해졌다.
이전에는 창문을 좋아할 것 같아 올라가는 길을 내어주고 올라가 보라고 손짓을 해도 절대 안 올라가더니, 이제는 적극적으로 올라가서 창밖을 보고 울어댄다.
밤에 수컷 두 마리가 아주 거칠게 울어대는 소리가 났다. 두 마리가 영역 싸움을 하는 것 같았다.
치타의 울음소리를 듣고 온 걸까?
“치타~! 네가 불러도 오빠야들이 여기 못 올라와. 너무 높잖아~.” (제발 좀 그만 울어~~!!!) 그랬더니,
'캉~!!' 소리가 나게 더 앙칼지게 울어댄다. 짜증 내는 것도 같다.
치타의 성격에 이런 울음소리는 상상도 못 했던 터라, 적잖이 당황했다.
왠지 내가 숲 속 옥탑에 공주를 가둔 마녀가 된 기분이 든다.
공휴일이 있던 6월 첫 번째 주가 가장 심했는데, 다행히 위 아랫집이 여행을 가고 없는 것 같았다.
옆 집 할머니는 귀가 어두우시다.
그래도 들렸을지도 모른다.
늦은 밤 창밖을 보고 울어대는 치타에게
“오빠야들 없어. 비 와서 다 집에 갔지~.”(아무도 없는데 왜 울어!! 그만 좀 울어!!!)했더니, 더 애처롭게 울어댄다.
그러기를 2주간..일욜 저녁에 젖소에게 밥을 주려고 쓰레기봉투와 재활용 봉투를 챙겨서 나가려고 하는데, 치타가 벌써 사라지고 안 보인다.
두려움이 많아서 내가 문을 열어도 못 나오던 아이인데, 욕구가 성격도 두려움도 이겼나 보다.
당황해서 쫓아갔는데 지하에 있다.
현관문을 열어주고 주차 마당으로 유도했다.
여기서 좀 놀아주고 다시 꼬셔서 데려가야지 했는데, 경계를 넘어 숲으로 달아났다.
나를 기다리던 젖소에게 밥을 챙겨주고 치타를 찾으러 나섰다.
젖소가 따라온다.
“젖소가 치타 좀 찾아줘, 너는 알지? 치타 어디로 갔어? 네가 가서 좀 데리고 와줘.”
둔한 젖소는 아는지 모르는지 나를 그냥 쫓아오는 것 같다.
바로 옆 학교 울타리를 뒤지다 돌아오는 길에 치타가 숨어 있다 나타났다.
나를 쫓아오는데, 젖소가 제지를 한다.
이런...!!
“젖소 안돼! 하지 마!”
치타가 기분이 좋은 건지 차 밑에서 뒹굴고 있다.
내가 긴 들풀을 뽑아 흔들어 보였다.
자기를 유혹하려는 수법임을 알았는지 이내 도망가버렸다.
‘그래~, 네 활동영역은 내가 알지~.
자유를 누리다 다시 들어오겠지.’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주기로 했다.
‘바람나서 집 나간 마누라를 기다리는 기분이 이럴까?’
처음에는 배신감이 들었다.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이를 악 물고 시간을 두고 기다리기로 했다.
‘그래, 그동안 먹었던 맛있는 먹이도 못 먹고 굶어봐야 정신 차리지!’하는 괘씸하게 여기는 마음도 들었다.
순전히 인간 중심의 생각인 것을 알지만 말이다.
이러다 치타가 자기 새끼들을 내놓으라고 할지도 모른다.
야외주차장에서 한 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치타는 다시 오지 않았다.
하루 이틀 기다려서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집에 들어오니 새끼들이 자고 있다.
다음 날 새벽, 보통 한바탕 격하게 뛰노는데, 조용하다.
어미가 안보이니 뭔가 다름을 느끼는 것 같다.
새끼들이 보고 싶어서 다시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때는 바로 중성화를 시켜야겠다.
육묘 스트레스와 야외에서 생활하다 갇히게 돼서 오는 스트레스와 발정 스트레스가 쌓여 폭발한 것 같다.
마당 딸린 집으로 이사 가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런 환경을 갖추어주지 못하니 괴로운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