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이 심해져 새벽에 콜록콜록하는 아이의 기침소리에 5시 반에 깼다가, 눈 뜬 김에 시간이 없어 계속 미뤄두던 #사공방 탐색을 2시간 정도 했다. 주말 아침은 늦게까지 자고 싶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침에 나만의 3-4시간을 뽑아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서 자는 게 또 아깝기도 하다.
잠시 딴소리 먼저.
내 일이 너무 바쁜 사회인으로 살면서, 내 공부, 내 발전을 위한 생각만도 시간이 모자라지만, 아들 교육 생각을 하면 또 자다가도 눈이 떠지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아직은 아이의 교육이 대부분 내 영역 안에 있다 보니, 내가 뭔가 제시하고 보여주는 것들에서 아이가 많은 영향을 받게 되어, “아이의 부족함 = 내 노력의 부족함”으로 다가오는 것을 막기가 어렵다. 그래서 지난 웩슬러 검사 이후 충격과 반성을 거치고ㅎㅎ
어쨌든 아이를 잡아서는 안 되지만, 나의 엄마표 교육 역시 언어와 책에 한정되어 있었음을 점검하는 좋은 기회로 삼았다. 여기서 수리 감각, 도형 감각, 패턴과 규칙 찾기, 등등 수학적인 사고를 길러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가 요즘 나의 핵심 화두가 되겠다.
6세 초반인 이 시점, 제이든은 작년에 이어 같은 국공립 어린이집을 계속 다니고 있고, 이모님 없이 생활하기 위해 주 5회 태권도를 가고 있고, 본인의 선택으로 주 1회 미술학원을 다니고 있다.
어린이집에서는 사실 대단하게 지식, 지능계발 등의 교육을 바라고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니고,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사회적 생활/교류, 규범 익히기, 대인관계 등 이 나이에 익혀야 하는 가장 중요한 교육들을 많이 담당해 주시기 때문에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고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는 여러 활동과 행사들을 통해서 아이가 많이 배우고 자라고 있었다.
그 외 태권도는 보육에 필수기도 하고 ㅎㅎ 너무너무 중요한 운동을 위해 보내는 것이고, 미술은 아이가 보내달라고 해서 보내는 것이고… 거기까지가 제이든이 현재 하는 활동의 끝이기 때문에, 추가로 해주려는 영어나 수리 등은 모두 내가 알아서 온라인 스승님들을 찾아가며 더해 줘야 한다. ㅎㅎ
그래도 요즘은 엄마표 교육의 구루들이 인스타에 정말 많아서, 열심히 따라만 가면 어느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기회가 많아진 만큼 모두 상향평준화 되는 것도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사공방은 수학 교구로 특화된 커뮤니티인데, 좀 더 빨리 알았다면 더 좋았겠으나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나의 엄마표 교육 관련 인플루언서들은 모두 영어 쪽…) 그냥 좋은 책 추천받아 열심히 같이 읽어주기만 하면 되는 영어와 달리, 뭔가 이쪽(?)은 너무너무 뭐가 다양하고 교구 라인들이 많고 활용법도 많고 뭣보다 상당히 귀찮다(읽어주기만 하면 되는 영어동화책에 비해…).
그러나 해야지 어쩌겠나, 아직은 엄마이자 선생님으로서 여러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하니, 아이가 훌쩍 자라 전문가 선생님을 찾아가기 전까지는 엄마가 북 치고 장구치고 다 하면서 판소리도 하고 상모도 돌리고 뭐 그래야지 어쩌겠나… 그러면서 내 일도 하고 내 공부도 하고 재주도 넘고 돈도 벌고…
여튼 사공방에서 공구하는 교구들, 보드게임들을 한 달 정도 사용해 본 바로는 너무 좋은 교구고, 아이가 재밌게 접근할 수 있어서 너무너무 만족이었다. 200% 활용해서 어떻게 뽕을 빼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적당히 재미있게 가지고 놀면서 아이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겠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힘주지 않고도 잘 활용할 수 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났는데 사공방 카페 이것저것 신청하고, 공구 올려주신 것 또 사고(뭐가 또 엄청 재밌어 보이고 두뇌 자극이 쏙쏙 될 것 같아 보인다 ㅠㅠ), 참고 가이드 영상 같은 것도 보면서, 엄마인 나부터 이런 수학교구들과 친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내가 좋아하고 편하게 생각해야 아이와도 한 번이라도 더 가지고 놀게 되니까…
아침에 일어나 내 책 한 장 못 봤는데 벌써 세 시간 이상 지났네, 이 글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루틴에 추가하기는 다음 글로 정리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