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힘차게 시작하기 어려울 때
자책이 맨 처음 든 감정이더라도.
오프라 윈프리는 말했다. 매일 아침 커튼을 열 때, 처음 보이는 하늘이 어떤 날씨든지, 비가 오든지, 안개가 끼든지, 구름이 가득하든지, 화창하든지, 그녀의 가슴은 감사로 가득 찬다고. 그리고 말했다, I get another chance.
나도 그렇게 매일 아침을 벅차게 맞으리라 다짐했지만, 오늘 아침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4시 반부터 알람은 울렸지만, 6시가 넘어서야 겨우 겨우, 정말 겨우 억지로 몸을 일으켜서 이불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루틴이 한번 잡히면 완벽하게 더욱 완벽하게 갈고닦아질 일만 남은 것 같지만,
5시 정도를 목표로 하는 새벽 기상을 루틴으로 잡은 지 8개월 정도 되었는데도 점점 더 빨라지기는커녕, 이렇게 머리를 감싸 쥐며 괴롭게 느지막이 일어날 때도 많다.
심지어 7시가 다 되어 일어날 때도 꽤 있었다.
주 7일을 다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최근 3월 1,2,3 연휴도 그렇고, 좀 쉴 때는 8시쯤까지 자다 보니 생체시계가 왔다 갔다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예상보다 좀 늦게 일어난 것은 사실인데, 그로 인해 내 마음까지 무너져, 감사는커녕 자책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는 게 문제다.
새벽달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어떤 엄마는 흔들리고 우왕좌왕하고, 어떤 엄마는 ‘비가 오는구나, 바람이 부는구나’하고 대응한다고.
나는 폭풍우 치는 밤을 싫어하지 않는다.
물론 그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어져야 하는 일들 때문에 밖으로 나서야 하는 분들을 생각하면 언제나 너무나 마음이 무겁지만,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캄캄한 밤에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고 집을 안온하게 만들고, 아이와 따뜻한 음식을 같이 먹고 이부자리를 잘 정돈해서 포근한 이불속에 있으면
호화롭지 않아도 아이와 함께한 안온한 보금자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져서 그렇다.
오늘도 마음에는 바람이 불고 비가 왔다.
따뜻한 보이차를 마시면서 마음을 더 따뜻하게 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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