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적 위기를 넘기는 기업의 꼼수
어느 기업이든 재무적 위기는 한 번 이상 있습니다. 데스벨리를 넘기기 어려운 기업도 있고 무리한 투자로 유동성의 위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위기의 순간에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있듯 기업도 위기를 대응하는 방법이 본질적인 기업 가치, 기업 문화일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위기에 대한 대응이 본질적인 내부 혁신으로 귀결되는 기업은 아주 옳은 기업이겠지만 세상에 그런 올바른 기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펀더멘탈을 바꾸지 않는 기업에서 취하는 잠깐의 눈 가림식 방법은 '비용을 줄이는 것', 대부분 그것 뿐입니다.
비용은 크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데 드는 돈과 판매관리비 등의 성격으로 아웃소싱한 업체에 지불할 금액이 있습니다. 상품을 만드는 데 드는 원가는 당장 고객의 효용과 연관이 있는 내용이고 판관비에 관련된 것은 산업 생태계와 관련 있는 내용입니다. 이 두 가지는 단위 기업이 영위하고 있는 경제의 가계와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입니다. 이런 비용을 재무적 위기 상황에서 줄이는 방식에서 기업의 잘못된 가치 판단이 들어가면 고객과 협력업체가 피해를 보는 일이 벌어집니다.
잘못된 원가 줄이기를 통한 고객과 멀어지기
원가를 줄이는 것은 고전적인 재무적 위기 탈출의 수법입니다. 상대적으로 현재 안정된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비본질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줄이는 것이죠. 하지만 비본질적이라는 기준이 '고객의 눈에 안 보이는 것'으로 변질되어 버리면 정말 중요한 것들이 누락되어 고객에게 마치 '아무 것도 건드리지 않은 것'처럼 프로모션 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안전이나 내구성 등의 성질은 당장 구매시에는 나타나지 않는 상품의 역량입니다. 보통 기업들은 고객이 구매 의사결정을 내릴 때 보이지 않거나 신상품이라면 내구성이 드러나기 전에 이런 것을 진행하여 고객의 선택을 왜곡시킵니다. 이런 기업의 행태를 감시하는 정부 기관과 기업의 보이지 않는 싸움, 혹은 유착 등이 고객은 모른채 매순간 일어나고 있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런 기업의 결정은 기업 문화와 관련 있기에 단시간에 잘 바뀌지 않는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므로 안전과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이나 브랜드는 폐해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쓰지 않는 게 고객의 피해를 늘리지 않는 방법입니다. 기업은 단기적인 원가율을 좀 낮추려다가 매출 자체가 떨어지는 심판을 받게 되겠죠. 물론 그것을 제대로 반성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경영진의 문제입니다.
일방적인 계약 해지와 지불 유예
판관비는 단기적으로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절감 요소입니다. 정당하게 필요없는 것을 사전에 줄이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협력업체와 계약이 있음에도 일방적으로 해지하거나 결제를 계속 미루는 행태는 산업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안 좋은 결정입니다. 하지만 기업 내부의 월급쟁이들이 내리는 결정에는 이런 게 많습니다. 경기가 어려우면 사실 협력업체가 더 자금사정이 안 좋을 때가 많아 일방적인 계약은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위기에 협력기업의 존속을 위협합니다. 만약 한 대기업의 지불 유예와 일방적 계약해지로 위기의 때에 아웃소싱 업체 상당수가 줄 도산 했다면 이후에는 부품을 해외에서 수입하여 쓰듯 판관비 관련된 내용도 더 비싼 돈으로 해외에서 알아봐야할지 모릅니다. 협력업체가 할 수 있는 환경이 아웃소싱을 주는 기업 자체도 영속할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이런 내용의 글을 읽으면서 '설마 이런 일이 얼마나 있을까' 싶으시겠지만 1년에 몇 번은 이런 요구를 상부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게 심각한 부분에 대한 것이든 덜 심각해 보이는 것에 관한 것이든 모두 협력업체와 고객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입니다. 기업이 위기를 넘기자고 항상 첫 피해자가 고객과 협력업체가 된다면 기업은 사회 내에서 수행해야 할 본질적인 과업을 놓치는 것입니다.
작가의 다른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