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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May 27. 2016

조직의 '동의'와 '공감'

전략 실행에서 가장 먼저 얻어야 할 것

전략이 넘쳐 흐르는 시대입니다. 물론 전략을 실행할 도구들도 어느 때보다 흔하고 저렴한 시대입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전략을 실행할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전략은 실행할 수 있습니다. 전략을 실행해서 보란듯이 회사를 바꿔놓고 탄탄한 실적과 정돈된 미래 먹거리를 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란듯이 대부분의 전략은 실행되지 않습니다. 시작도 못하고 사장되거나 시작은 했으나 답보되고 결국에는 아무도 돌보지 않아 사라진 경우도 많습니다.



조직의 속도는 공감과 동의의 속도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사람도 넘치고 기술도 따라왔습니다. 전략의 프레임은 컨설팅 회사에서 하던 것들이 시중에 흔하게 치일만큼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전략 실행이 늦고 안되는 이유는 이런 외연적인 요소 때문이 아닙니다. '조직'이라는 생리를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공감'과 '동의'에 있습니다. 직원들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렇다해도 이것이 빠른 시간 내에 얻을 수 없다면 전략은 되지도 않고 한다해도 시장의 변화가 이미 이루어진 이후 효과가 반감될 뿐입니다. 쓰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당연한 이야기라 느낄 이 말이 참 당연하지 않은 게 우리 일상 현실입니다. 아이러니하지 않습니까?



군림하는 게 아니라 같이 토론하는 전략 입안


보통 혁신은 전략으로 구체화되어 조직에 퍼져 나갑니다. 당연히 반감이 조직 내에 있습니다. 사고방식부터 바꾸어야 혁신이 되므로 사고와 사고가 부딪히면서 낳는 파열음이 없을 수 없습니다. 이 때 경영진 혹은 혁신의 컨트롤 타워가 되는 조직에서 이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합니다. 물론 모든 사람을 시작부터 웃게 만들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그래야 일이 됩니다. 하지만 이 방법이 그들을 무시하고 마냥 가르치려 들거나 '너희 들은 바뀌어야 해'로만 흐른다면 당연히 사람으로서 반감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게 아니라 '내가 먼저 알았는데 이것은 어떻게 생각하니'로 접근을 해야 대화가 됩니다. 물론 혁신을 주도하는 부서의 지위나 경영진의 인사권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혁신의 아젠다는 퍼져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과도하게 이것을 목적으로 삼는 바보들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사람 마음은 처음에 얻어야 한다


하지만 초반에 이런 모양으로 전달되지 않으면 영영 이룰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 조직을 누르고 휘몰아치면 진심어린 동기부여 및 이것을 바탕으로 한 응용된 아이디어가 나올리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론이 아니라 이것을 각 실무에 맞게 변용해서 사용하게 만드는 데 있는 것인데 이 부분이 되지 않고 이론가만 조직에 남게 되는 것이죠. 이런 조직은 보통 모든 아젠다 처리와 일상 회의에서 '대화'의 활용이 부족한 조직입니다. 상명하복, 군대문화, 정치일색이죠. 대화를 어떻게 해야 진짜 공감을 얻고 진짜 토론할 수 있는가. 비싸게 뽑은 직원을 어떻게 몸이 아닌 머리를 활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죠. 이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아예 직원 수가 3명 이하인 초창기 스타트업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대화의 형식이 준비물이 뭐가 필요합니까. 그저 실무적인 이야기를 붙어서 하루종일 별 지저분한 것까지 다 나눠버리면 됩니다. 하지만 조직이 커지면 엄숙주의가 흐릅니다. 어디가서 워크샵이라도 하려치면 배경 음악부터 세팅하고 현수막부터 찾습니다. 카페에서는 하루 종일 회사 비판을 해도 모자란 사람들이 멍석을 깔면 꿔다 논 보릿자루처럼 윗 사람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조직에서는 혁신의 아젠다가 '공감'이나 '동의'를 통해 진행될 수 없습니다. 하는 척만 하거나 이것이 복적이 되어 본질을 왜곡시킬 뿐입니다.



갈등이 예상되는 모든 조직을 초반에 모두 만난다


따라서 혁신으로 인한 갈등이 예상되는 조직, 사람부터 빠르게 만나서 의견을 듣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미리 다 새어나가고 공표하고 땅땅땅 내려치기 전에 갈등이 예상되는 요소를 정리해서 모두 만나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 얻고자 하는 목적 중심으로 이야기 하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이 전략이 그것의 하나의 대안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라 대화하면 됩니다. 그러면 해당 조직에서 자기 입으로 말하는 니즈와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보통 전략을 입안하는 기획부서는 실무에서 한 발 물러선 쪽이 많아 외려 디테일적인 방법은 실무 조직에서 말해 주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습니다. 여러 갈등 충돌이 예상되는 부서의 이야기를 토대로 서로의 니즈가 균형을 이루는 점에서 전략은 구체적 형태를 드러내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모든 혁신이 그렇듯 작게 시작해보고 유사한 조직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데 있습니다. 이것이 대화로 시작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최대한 초반에 빨리 다 만날수록 일이 결과를 내는 속도는 배가 됩니다.



보통 두려움으로 이 작업을 지연시키고 혹은 경영진의 아젠다를 전략으로 입안하는 기획실에서 방만하게 놔두거나 아예 잘못된 마인드로 실무를 군림하려 든다면 이런 부분은 고쳐지지 않습니다. 결국 이 갈등을 잡는 곳은 기획실이나 PI 부서가 주가 됩니다. 경영진이 이런 디테일 작업을 직접하기는 어렵기 때문이죠. 작은 조직에서 아젠다 초반에 행동하는 방향과 폭에 따라 전체 조직 내에 필요 없는 갈등과 반목이 생시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혁신은 성공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온실 속에서 꼰대가 되어 이렇게 되지 않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기업들이 그렇게 대화가 약한 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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