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Jun 03. 2016

타자화의 유혹

모든 조직은 분열되고 이기심으로 가득찰 위기에 처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생존 본능이 있습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눈치'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어렴풋이 아는 것이죠. 이런 생존 본능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일이 척척 알아서 돌아가는 동인이 되는가하면 조직을 와해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조직은 부서 이기주의에 만연해 있고 약육강식이 젠틀한 모습 이면에 존재하는 조직에는 이기심을 통한 보스가 되기에 주저하지 않는 성취욕에 도취한 인사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어느 순간에는 모두가 점이 되고 서로 각을 세우는 일이 흔한 게 일반적인 조직의 귀결입니다. 그래서 '착하면 사회생활 못한다'라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혁신을 하기 위해 모인 조직 역시 이런 유혹을 받습니다. TFT는 보통 조직에서 해결해야할 중요한 사명 하에 생겨나지만 그 사명은 잘 관리하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흐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대화도 많이 하고 협업도 많이 하는 조직이 시간이 지날수록 전리품을 챙기려는 유혹 때문에 타자화가 일어납니다. 전리품에 참여할 사람만 정하는 거죠. 자신을 포함해서. 이런 타자화를 통해 이기심이 발동한 직원은 업무의 속도를 높이고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정보가 잘 공유된다든지 공평한 기회를 얻는 TFT  특유의 유연한 분위기는 이 시기에 사라집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조직에 도움이 될까요? 한 개의 성과는 거둘 수 있어도 그 다음을 추진하려면 이미 깨진 분위기에서 팀웍을 다지기 더 어려워집니다.



정보를 공유하고 대화를 통해 솔루션을 도출하려는 노력을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타자화는 이런 팀웍을 망치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설령 처음에 수준 차가 있다고 해도 서로 정보 공유를 통해 같이 가야 오래 갈 수 있습니다. 또 전리품을 목적으로 과도한 과제에 혼자 혹은 독점적으로 접근해서 팀에서 효율적으로 처리할 일을 시간이 지나도 흐지부지하게 아무 것도 처리하지 못하게 만들면 안됩니다. 전리품은 팀으로 평가받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기업의 대부분은 한 두명만 그 중에서 인정하고 분별하려는 잘못된 역사가 있습니다. 잘 되는 조직도 조직 자체의 무형의 팀웍에 가점을 주지 않고 그 중에 한 두명을 또 밝혀내려고 하는 것이죠. 물론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일할 조직이라면 이런 분별은 타자화를 통한 다수의 상실감으로 이어집니다. 남은 사람들을 회사에서 내쫒지 않을 거라면 이렇게 타자화를 통한 평가, 그것이 상대평가 든 무엇이든 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끝까지 대화해야 합니다. 교육방송에서 하는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서로의 대화를 통해 갈등을 푸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 오픈된 상태에서 대화하는 시도와 노력을 신입 때부터 높게 평가해 주어야 합니다. 이런 서로가 서로에게 다가가려는 노력, 이타심은 조직의 문화로 이어지고 인사 정책과 인재상의 중요한 모습으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우리는 비록 위키백과와 같이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서로의 지식을 통해 하나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해결해야 할 돈되는 문제들이 산적한 회사에서는 이런 집단 지성의 힘을 활용하지 않습니다. 타자화를 시키는 직원을 배척하고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팀워크가 강한 직원과도 다른 내용입니다. 팀워크가 단순히 분위기를 잘 잡고 의사소통을 잘하는 것이라고 해도 어느 순간 타자화를 시키는 것이 몸에 베어 있다면은 그 사람은 좋은 직원이 아닙니다. 기업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잘되는 법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프로세스는 통합하려고 해도 사람이 통합되지 않는 조직이 너무나 많으니까요.




작가의 다른 콘텐츠


매거진의 이전글 약속을 어기는 경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