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세 번째 책을 준비하며
올봄 정도였나요? 카카오페이지와 계약한 사실을 브런치를 통해 알려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할 기획자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 '처음, 기획'의 2차 편집을 곧 마치게 됩니다. 계획에 따르면 10월 중에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글이 예쁘고 읽기 편하게 바뀌고 있는 중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사실 두 번째 작품을 준비하면서 모든 것을 다 토해내는 심정이어서 마음이 늘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아직 두 번째 작품이 카카오페이지에 오르지도 않았지만 올해 가득 이 작품에 대한 준비로 모든 신경을 다 쏟은 것 같습니다. 원고를 작년 10월부터 쓰고 3월 즈음에 완성한 후 다시 원고를 갈아엎었습니다. 보다 더 리얼한 이야기를 쓰는 게 낫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기획자로 일을 시작하는 분들이 읽고 그냥 와 닿고 바로 내 삶에 쓸 수 있는 글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봄과 여름을 새로운 원고 집필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돌아보니 카카오페이지 이야기를 들은 지 딱 1년이 되었네요. 다시 추워졌습니다.
사회생활을 그동안 해 오면서 제 이야기를 많이 어디다 하지 않았는데 이 작품에는 그 대부분이 쓰였습니다. 물론 각색한 내용도 있고 다듬은 표현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제가 겪은 지난 십여 년의 토막이 거기 있습니다. 시행착오로 알게 된 것들을 다른 분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죠. 그래서 내용도 기획의 이론을 담지 않았습니다. 정말 생각해야 할 것, 잊지 말아야 할 생각들을 담았습니다. 그래서 작업 내내 괴로웠습니다. 꺼내기도 싫은 과거의 순간을 다시 들춰내 글로 써야 하니 어디로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첫 작품 '회사언어 번역기(흐름출판/2017년)'는 회사에 대한 아이러니와 애증이 경영과 접목해서 있었다면 이 책은 보다 더 현실에 가깝고 실무에 닿아 있습니다. 내게 그냥 도움이 되는 이야기죠. 읽고 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래서 이름도 '처음, 기획'입니다. 브런치에 올라온 브런치북과는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 읽어보면 아실 겁니다.
아울러 세 번째 작품도 시작했습니다. '처음, 기획'이 기획자를 위한 선배의 절절한 이야기라면, 세 번째 작품은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일을 기획처럼 잘 해내는 방법에 대한 다소 이론적인 내용입니다. 내년을 목표로 초고의 발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출판사와 계약을 했고 올 겨울밤도 집필에 많은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부터 제 브런치를 읽어 주신 분들과 이런 저의 경험을 만들어 준 적지 않은 사람들. 비록 모든 일이 즐겁고 회고할 때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남겨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준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글을 쓰면서 그런 심상한 감정이 밀려옵니다. 카카오페이지 '처음, 기획' 두 번째 편집본을 보며 글 쓰기의 어려움과 과거의 모습들이 오버랩되면서 다소 싱숭생숭합니다. 그냥 이런 이야기도 쓰고 싶었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Peter An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