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가 아닌 현세대의 변화로서의 모빌리티
시대의 변화가 그 어떤 시기보다 빠른 시대가 도래했다. 활자 매체가 전 세계에 점령을 하기까지 한 세기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면, 라디오로 대변되는 새로운 매체는 더 작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전 세계 영향력을 미치기까지는 불과 반년이 소요되었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모빌리티의 세상이 가져다줄 변화는 어떠한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모빌리티는 각기 다른 시각으로 존재하고 있다. 처음 모빌리티는 교통 약자들을 위한 새로운 이동 수단을 말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대가 있었다. 구글 역시 모빌리티의 방향성을 약자들을 위한 수단으로 잡고 시작했던 것이 바로 웨이모이다. 그래서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10년 넘게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이렇다 할 새로운 차원의 발전을 만들어 내거나 신문물을 내놓지 못하는 사업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 자동차의 시작은 기존의 교통 체계의 큰 근간인 자동차 영역의 변화를 가지고 오면서 내연기관의 종말과 함께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그러나 테슬라가 보여준 자율 주행이라는 이름은 이제 더 이상 인간이 기계적인 장치를 통제하는 차원의 이동 수단이 아니라 기계 장치 스스로 안전하게 인간을 A라는 지점에서 B라는 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른다는 그 가능성을 제시해 줬다.
바로 이 지점에서 모빌리티의 시대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메케닉 중심의 자동차 회사들은 모빌리티 사회에 대한 압박을 받으면서 자동차가 드디어 두뇌를 탑재해야 한다는 절박성이 떠오르게 되었고 IT 기업들은 지금껏 모바일 기기나 컴퓨팅에 중점을 두고 두뇌를 제작하면서 쌓아둔 노하우를 모두 모아 자동차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난 것이다.
여기에 자동차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몇 안 되는 전통 산업인데 인간에게 있어서 그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벌써 29년 전 토탈리콜에서 보여준 인간이 더 이상 운전을 하지 않는 차원의 이동 수단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시대의 모빌리티는 크게 세 부류로 나눈다. 먼저 친환경, ICT, 항공 산업이 바로 그것이다. 어떻게 보면 일론 머스크가 진행하는 거의 모든 산업이 바로 모빌리티 시대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산업들에 기반한 것이다.
가장 먼저 친환경성 없이는 모빌리티를 완성할 수 없다. 이미 지구 온난화는 거역할 수 없는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그것이 가져다주고 있는 재앙은 이제는 미래의 것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는 온난화에 의한 가뭄이나 산불, 또는 엄청난 양의 비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서도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전기차, 수소차, 태양광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한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방식의 발전을 서두르고 있다.
지금은 전기 배터리를 통한 전기차 시장이 새로운 모빌리티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미 현대나 도요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은 수소차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성과를 내기도 했다.
두 번째 ICT는 주로 모빌리티의 플랫폼이 되는 자동차의 두뇌를 위한 생산활동의 전반을 이루고 있는데 바로 여기서 모빌리티와 기존의 운송 수단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고 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운송 수단이 인류 역사 전반에서 문명사회를 이루면서 만들어 놓은 인간 중심의 이동 수단이었다면, 앞으로의 이동 수단은 인간은 목적지를 지정하는 것 이외에는 그 어떤 노력도 없이 이동이 가능한 시대를 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결국 데이터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인간의 두뇌가 지금껏 담당했던 엄청난 양의 변수를 모두 매핑을 하고 그것을 인간이 뉴런 속에서 완성한 정도의 속도로 연산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그 목표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지금까지 전혀 볼 수 없었던 기업들의 출현이 가능 한 지점인데 CES에서 LG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십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를 선보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안타깝게도 두뇌를 빼고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여전히 반쪽자리라는 안타까운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불과 20년 전, 구글이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운영체재를 처음 내놓았을 때,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지점에서 LG의 모습은 어쩌면 구글과 같은 두뇌를 제작할 수 있는 기업들에 자신들이 어쩌면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구애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 번째 축으로 설명했던 항공은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 수준이다. 왜냐면, 모빌리티 시대에 있어서 개인의 이동은 물론 중요하다. 그리고 안전한 이동을 위해서는 변수를 줄일 필요가 있는데 사실, 도로라는 환경은 변수가 엄청나게 많은 환경이다. 도심의 신호 체계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돌발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을 싣고 다니는 드론을 상상하고 이를 통해 개인의 이동을 완성하겠다는 차세대 모빌리티가 바로 도심 항공 교통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듯이, 이역시 더 많은 기기들이 이동을 하게 된다면 이것에 대한 회피 기술과 변수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상용화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모빌리티의 시대는 도래한다. 그리고 그 모빌리티 시대가 만들어낼 다음 세상은 어쩌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패권 사회를 만들어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차세대 모빌리티를 선언하고 이를 완성하기 위한 변화에 적극적인지 모르겠다. 혹자는 아직도 몇십 년은 있어야 벌어질 변화일지 모른다고 폄하 하기도 하지만, 지금껏 인류가 만들어낸 통신 혁명 이후의 세상은 그 전의 세상과 전혀 다른 방식의 속도로 변화해 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미래가 현재가 되는 날은 내일 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