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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Newyorker Apr 01. 2022

리뷰: 스물다섯 스물하나

우리의 청춘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우리네 청춘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어느 순간, 내 나이가 중년의 나이로 들어갔다는 생각을 하게 될 무렵부터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첫사랑의 풋풋함이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공포와 스릴러를 넘나 들거나, 역사적인 사건의 스핀 오프 개념의 역사 드라마가 재미있어지는 나이가 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응사 시리즈 (응답하라 시리즈의 줄임말)가 던져준 세월의 무게를 아주 재미있는 역사로 바라보기 시작한 세대가 바로 나의 세대이다. 




넷플릭스가 새롭게 선보인 스물다섯스물 하나는 바로 이러한 감성의 시대를 또 다른 의미의 응사 시리즈로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나희도는 꿈은 없지만, 선망하는 대상이 있다. 자신보다 펜싱을 잘하는 고유림을 선망하는 나희도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고유림이 있는 태양 고등학교로 전학 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한다. 

IMF말만 들어도 공포에 빠지는 세대를 양산했던 그때는 모두가 패자였다. 그중, 누구보다 행복했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부잣집 첫째 아들의 몰락은 누군가에게는 그저 가십거리에 불과했으리라, 백이진이 보여준 처절한 패배의 모습은 당시를 살아 나갔던 우리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서로의 나이를 뛰어넘어 진정으로 소통하고 연결되어 있는 나희도와 백이진의 이야기가 액자식으로 나이 든 나희도의 딸이 할머니 집에 돌아와 엄마의 다이어리를 읽는다는 설정은 그 다름대로 전해주는 신선한 시사점이 있다. (사실 대부분의 드라마가 삼각, 사각 또는 그 이상의 차원을 다투는 사랑싸움에서 벗어나 소설의 형식을 잘 따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동시에 이들이 벼려 보이는(벼리다:마음이나 의지를 가다듬고 단련하여 강하게 하다) 시대상들은 과거를 회상하기도 또는 그리워하게도 만든다. 기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게 가능했던 시절, 선생님의 체벌이 가능했던 시기, 그 변화를 두려워했던 우리 모두의 모습은 지금이 상상도 되지 않았을 거니 말이다. 

그 시절 만화책을 빌리기 위해 줄을 섰던 기억과, IMF로 누구나 실패를 맛봐야 했던 시대상, 그리고 나이 때문에 실패와 좌절에도 버틸 수 있었던 모습들이 그리워진다.  





특히 40대 초중반 여성 분이라면 대환영일 드라마이고, 만일 당신이 50대라면 자칫 세대차이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것. 자녀와 함께 봐도 좋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소녀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무조건 강력 추천한다. 





물론 40대 초중반 남성들에게는 어쩌면 내 가슴 한편에 남아 있었던 첫사랑의 추억과 고등학교의 기억이 새록새록 날것이다. (필자의 경우 남녀 공학이 아니라, 남자 고등학교를 다녀서 인지 고등학교를 생각나게 하는 장면은 수능을 며칠 남기지 않고 지쳐 있던 학생들의 모습과 최근 다시 유행하기 시작한 포켓몬 빵의 스티커 정도였다.) 




최대한 스포일러를 자제하고 소개하고 싶었던 욕심은 보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무엇보다 컸기 때문이다. 



한줄평: 제발 요약본 보지 말고 그냥 즐겨라, 시간 때우기로 이만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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