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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Newyorker May 11. 2022

뉴욕의 오랜 노포 역사를 맛보다

맛보다 역사로 즐기는 식당 Tom’s Restaurant


맛보다 역사로 즐기는 식당 Tom’s Restaurant 




세상에 참 다양한 식당들이 있다. 그리고 각자 자신만의 레시피를 가지고 손님을 끌지만, 오늘 소개한 톰스 레스토랑은 사실 맛보다는 역사로 즐기는 식당이다. 콜럼비아 대학가 인근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많은 방송과 뉴욕의 산 역사를 함께한 이곳은 소개하기 참 바쁜 곳이다. 



자그마치 1940년 브로드웨이의 끝자락에 다름없었던 지금의 112가에 자리 잡은 톰스 레스토랑은 수자네 베가스가 톰스 다이너로 시작했던 것이 시초이다. 그리스 식당으로 시작했지만,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다이너가 된 이곳은 가장 미국적인 식당으로 꼽힌다. 셰필드 드라마에서 처음 알려지고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세트처럼 사용된 이곳은 어느 순간 사라지기 어려운 우리네 역사를 담는 그릇이 되어 버렸다. 




몇 년 전 백종원이 뉴욕을 찾아 미국식 다이너를 소개하면서 이 집을 찾았을 때 가장 갸우뚱했던 것은 맛있다는 그의 말이었다. 사실 이곳은 너무 투박한 나머지 맛 역시 원초적인 특징을 잘 보존하고 있다. 

달고 짠맛이 전부인 이곳의 음식을 좋아 하기에는 우리는 너무나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이 많다. 하지만 오랜 옛것이 늘 그러하듯이 너무나 그 하찮은 것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런 음식이 아마도 럼버잭 아닐까? 팬케이크에 계란, 소시지, 그리고 베이컨. 가장 미국적인 식단을 가지고 있는 이 음식은 그냥 달고 짜다. 뭐 특별할 것도 없고 뭐 화려할 것도 없다. 디럭스 더블 치즈 버거 역시 노란색 아메리칸 치즈가 녹아들어 있고 피클이 듬뿍 담긴 별거 아닌 모습이지만, 참 생각이 많이 나는 메뉴이다. 




여기에 터키 샌드위치나 PB&J, 그릴드 치즈는 그냥 내가 집에서 해도 이 정도겠거니 싶고, 디스플레이 역시 무심하기 짝이 없다. 




느린 직원들과 조금은 게으른 듯한 이들의 모습 모두가 나 같은 이에게는 적응하기 힘든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말이다. 잠시만 떨어져 이들을 풍경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이들이 보여주는 시간 여행이 참 매력적이다. 1900년대에도 이들은 이러했을 것이고, 럼버잭에 주는 서니 사이드 업은 국 룰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톰스 레스토랑은 맛으로 먹는 레스토랑이 아니라 역사로 먹는 레스토랑이라 하고 싶다. 


 

주소: 2880 Broadway, New York, NY 10025

홈페이지:https://www.tomsrestauran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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