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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Newyorker Sep 19. 2020

애플 아이패드 프로 12.9 리뷰

첫 번째 컴퓨터 대체 태블릿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컴퓨터가 있다. 데스크톱과 랩탑 두 종류의 시대를 거쳐,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공급된 2000년대 초반 이후,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컴퓨터를 만나고 있다. 그중, 노트북의 파생 버전으로 시작된 태블릿은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1998년 PDA의 영광을 이어받은 진정한 의미의 포터블 컴퓨터의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20년, 인간의 무한한 게으름은 무어의 법칙을 넘어서 완벽한 의미의 태블릿에 가까워지고 있다. 인텔과 AMD 그리고 애플로 대변되는 태블릿 시장의  CPU한계의 극복은 2020년이 되면서 진정한 의미의 노트북을 대체할만한 성능을 지닌 고가형 태블릿 시장을 본격적으로 만들어 냈다. 

실제로 태블릿 시장은 크게 두 가지 시장으로 존재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일반 다수 대중을 위한 특정 기능을 중심으로 사용하는 대형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태블릿이다. 아마존 사의 파이어가 대표적인 모델로 꼽을 수 있다. 가성비를 무기로 시장 개척과 장악을 완료한 아마존 사는 초기에는 삼성을 비롯해 반스 앤 노블사의 누크 등의 경쟁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저가형 태블릿 시장에서 이제는 독보적인 존재로 취급받고 있다. 물론, 중국을 비롯한 일부 저가형 시장 메이커들의 태블릿이 여전히 시장에 존재하지만, 이들의 판매량 자체가 미미 하기 때문에 경쟁자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두 번째 시장은 역시 모든 전자제품의 라인업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고급형 버전이다. 각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자신들의 제조 역량을 재고하고, 지속적인 생태계 확장을 위해 대형 화면에 특화된 태블릿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의 10년 전쟁은 물량면에서 안드로이드의 대승을, 퀄리티와 앱 생태계 면에서는 여전히 애플 IOS의 승리를 안겨 주면서 무승부 결투를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 라인업에 완전히 새로운 폼팩터를 적용하면서 이들의 속내를 드디어 드러냈다. 그리고 반년만에 만난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은 다 생각이 있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태블릿과 노트북의 경계 사이 

사실 태블릿은 노트북의 포터블 한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면서 동시에 스마트폰에서 갈증을 보인 대화면의 시원함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처음에는 성공이 쉬울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그러나 막상 만나본 대화면은, 스마트폰과는 전혀 다른 UI 가 필요했고, 동시에 노트북이 가지고 있었던 확장성을 일부 포기해야만 하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함을 보였다. 

애플은 처음 아이패드 라인업을 소개하면서 아이폰의 아류로 시작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노트북을 대체하는 중요한 제품군이 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그러는 사이, 애플은 자사의 노트북 라인업은 맥북, 맥북에어, 맥북 프로 등 더욱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사용자의 요구를 끊임없이 충족시켜왔다. 그래서일까? 사실 애플 제품군 가운데 아이패드 라인업은 그다지 많은 사용자를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팀 쿡의 기업 운영은 기존 스티브 잡스의 운영 방침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먼저 아이패드의 라인업을 다양화하면서 동시에 기기의 성능보다는 가격과의 접점을 찾아 가장 알맞은 형태의 태블릿을 구현하는데 목표를 삼았다. 그리하여, 아이패드는 아이패드, 에어, 프로, 미니 라인업을 구축하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저가형 소비자들부터 고가형 소비자들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완벽한 하드웨어 생태계를 구축했다. 

동시에, 애플의 가장 큰 무기인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무기로 앱 개발자들에게 아이패드 전용 앱 개발에 꾸준히 몰두하면서 태블릿용 앱 마켓에서는 여전히 안드로이드보다 더 많고 활발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안드로이드와의 차이가 만들어졌으며 동시에 아이패드 라인업이 완벽하게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제 아이패드 프로의 시대

이번에 구매한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 형과 12.9인치 형 두 가지로 출시되었다. 프로세서의 성능이나 하드웨어적인 설명보다는 과연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미래에 대해 집중하고자 한다. 

불과 한 달 전, 애플은 지난 20년 가까운 인텔과의 제휴 관계를 청산하고 애플 전용 프로세서 출시를 통해 앞으로 CPU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본격화했다. 그러자 대부분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과연 애플이 인텔이라는 보호막을 벗어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고 의심했던 20년 전과는 달리 인텔의 존립을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다. 바로 여기서 애플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지난 5년간 애플은 신제품 출시 과정에서 인텔사의 프로세서 공급 차질로 인한 문제를 여러 번 겪었다. 그때마다, 애플은 노트북과 데스크톱용 CPU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40년 전 애플을 떠올리며 인텔과의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동시에, 인텔의 취약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모바일용 CPU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면서 여전한 프로세서 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러한 이중 트랙을 사용한 지 언 15년, 애플은 자사의 아이패드 라인업을 통해 자사 CPU의 성능이 이제 인텔사의 노트북용 CPU와 견주어 부족함이 없는 성능을 구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즉, 애플이라는 공룡은 지난 20년간 발톱을 숨기면서 그 발톱을 갈고닦아왔던 것이다. 

그리고 애플의 바이오닉스 A14칩셋의 본격적인 론칭은 이들에게 드디어 독립의 기회를 제공하는 단초가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아래, 애플은 CPU독립을 선언하게 되었으며 아이패드 프로는 바로 새로운 시대의 시금석이 되고 있는 모델인 것이다. 


사용성 편의성, 그리고 독창성까지 모두 잡은 다재다능함. 

애플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점은 무엇보다 깔끔한 프로세싱 성능에서 오는 다양한 편의성이다. IPS 패널을 탑재하면서도 높은 주사율과 소프트웨어 성능의 최적화를 통해 어떤 태블릿보다 부드럽고 편리한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이제는 거의 모든 앱이 아이패드 전용 앱을 출시될 만큼 사용자의 환경 측면에서는 상당히 앞서 있다고 하겠다. 

또한 다소 가격이 높은 키보드는 아이패드의 한계였던 확장성을 늘려줄 뿐만 아니라 편리성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더욱이 이번 세대부터 12.9인치에 달하는 광활한 스크린을 제공하면서 맥북과 고작 0.1인치 차이밖에 나지 않는 스크린은 이제 아이패드가 컴퓨터의 시대로 진입했다는 확실한 각인을 나타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키보드와 본체를 합친 무게는 맥북 에어보다 무겁고, 프로세서 성능 역시 여전히 떨어진다고 할 수 있지만, IOS 운영체제의 가장 큰 강점은 다양한 앱 구동은 그동안 맥북에서 만나보지 못한 전혀 다른 접근성과 감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분명, 차이가 크다.

최근에는 거의 모든 노트북용 프로그램들이 앱 스토어에서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확장성 면에 있어서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미 애플의 기본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구글의 크롬, 마이크로 소프트의 오피스까지 사용 못하는 소프트웨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첫 번째 컴퓨터 대체 태블릿

이제 아이패드 프로를 사용한 지 갓 2주 정도가 되었지만, 실제로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은 전혀 없다. 오히려 노트북에서 만날 수 없었던 활용성이 높은 면을 찾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애플 펜슬 2세대는 기존 펜슬 대비 응답속도를 늘려 실제로 사용 과정에서 렉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더욱이 이번에 구매를 하면서 종이 재질감을 느낄 수 있는 보호필름을 사용하게 되면서 더욱더 자연스러운 필기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앱스토어의 확장성은 지금까지 노트북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리고 애플이 새롭게 적용한 컴퓨터용 OS 업데이트인 빅 서가 IOS와의 연동을 위한 기본 틀을 제공하면서 드디어 모바일과 컴퓨터의 사용환경이 진정으로 융합되는 시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결국 이러한 변화의 지점에는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차세대 폼팩터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열면서 동시에 컴퓨터와 모바일의 한계를 완벽하게 극복한 아이패드 프로, 앞으로 사용을 거듭하면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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