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과거, 현재를 잇는 삼성의 노트 20 & 노트 20 울트라
한국인의 자랑이었던 삼성이 시끄럽다. 애플의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가장 먼저 비교 대상으로 떠오른 삼성전자의 여러 가지 제품들이 이제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시에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대표주자로 오랫동안 왕좌를 유지하면서 안드로이드의 주인인 구글의 불편한 속내 역시 공공연하게 세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의 패스트 무버 전략은 오랫동안 성공을 보장한 전략이었다. 누군가의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통해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메우는 전략은 못해도 중간은 간다는 전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사실 갤럭시 시리즈 5까지 무수한 실패를 거듭하면서 절치부심한 삼성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가장 큰 강점인 부품에 대한 최신 기술 적용은 어쩌면 유일한 전략이었을지 모른다.
삼성의 본격적인 안드로이드 선긋기 갤럭시 S20 & 갤럭시 노트 20
코로나 19 타격의 본격화된 지난 3월 월드 론칭을 감행한 삼성의 갤럭시 S20는 삼성의 불안한 왕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케이스였다. BTS라는 세계적인 모델을 내 세웠음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삼성은 다양한 파생 상품을 내놓으면서 반전을 노렸다. 그렇지만 역시나 실패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언팩 행사를 진행하면서 미국에 대한 강한 의존 성보이면서 1억 8천만 화소의 카메라, 6.9인치형 디스플레이, 5G 커넥션, 역대 최대의 이미지 센서, 120Hz의 디스플레이 주사율은 플래그십 모델의 표본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엄청난 하드웨어 기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인한 판매량 감소를 상쇄하기는 어려웠다. 최근에는 일부 고가 기능을 제거한 갤럭시 S20 FE 팬 에디션을 출시해 중저가형 시장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절치부심해 내놓은 갤럭시 노트 20은 S20의 실패를 타산지석 삼아 높은 성능으로 중무장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일반형인 노트 20과 노트 20 울트라라는 파생 모델을 내놓으면서 충격을 주었다. 스타일러스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노트 20은 여러 가지 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어내기는 했다.
우선 S펜의 반응속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전작의 42밀리 세컨드에서 9 밀리 세컨드의 반응 속도는 이제 더 이상 반응 속도의 랙을 체감할 수 없는 정도의 경지에 오르면서 실사용에서 어려움이 없는 수준으로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 최고의 카메라 성능에서 뒤따르는 엄청난 카툭튀는 전체적으로 디자인을 방해하고 사용자의 편의성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단점이 되었다. 더욱이 일반형이라 할 수 있는 노트 20의 경우 120Hz 주사율 디스플레이를 포기하고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지 않는 등 1천 달러가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원가 절감 모델이라는 인식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기업 전략 측면에서 고가형 모델로 수요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면 좋은 결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고객의 충성도 생각한다면 지속 가능한 전략인지는 의구심이 든다. 필자 역시 구매 과정에서 불과 150달러에 불과한 가격차를 무릅쓰고 초고가형 모델을 구입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그 찝찝함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사실 지금까지 삼성은 다른 휴대전화 제조 업체와는 다르게 투트랙 전략을 사용해 왔다. 우선 고급 기종으로 갤럭시 S와 노트의 플러스 모델들이 그러한 모델들이다. 그런데 이번에 일반 모델, 플러스 모델, 울트라 모델의 3등분을 S 모델 계열에서 보이고 동시에 FE라는 파생 상품을 내놓으면서 갤럭시 S의 시장 위치가 애매해진 것이 사실이다.
동시에 최고가 모델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던 갤럭시 노트의 경우 플러스가 아닌 일반과 울트라 투트랙 전략을 선보이면서 기존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러한 파생 전략은 단기적으로 사용자를 늘리는 데에는 좋은 전략이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한 삼성전자의 실적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데 가장 주요한 사업으로 휴대전화 사업이 꼽혔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러한 삼성전자의 박리다매 전략은 결국 브랜드 정체성을 약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일반형 플래그십은 S, 일반형은 A,으로 구분했다면, 노트 시리즈는 태블릿과 플래그십 전화기의 중간 형태의 폼팩터를 가지고 있으면서 성능은 하이앤드급을 지향하는 진정한 플래그십으로 각광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일반 플래그십으로 구분했던 S의 눈부신 성장과는 달리 노트는 점점 삼성의 라인업에서 계륵의 위치를 점하고 있게 되었다.
올해는 여기에 보급기 형태의 네이밍으로 전락한 노트 20과 진정한 고급형 기종으로 구분되는 울트라가 따로 출시되면서 물리적인 시장성도 확연하게 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Z 시리즈의 발매는 고급형 폼팩터로서의 이미지를 상쇄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사실 이러한 모든 점을 바라봤을 때, 이번 노트 시리즈가 삼성의 마지막 노트 시리즈가 될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이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닐 수 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노트 20 자신만의 당위성을 발휘하다
사실 노트 시리즈는 이제는 휴대전화 업계에서 신화가 되어 버린 블랙베리의 모습을 닮아 있다. 조금은 크지만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중간 형태를 점하면서 S펜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실사용자의 환경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다.
가장 먼저 만일 노트를 자신의 개인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가장 높은 확장성과 시원한 화면 사이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동시에 만일 이러한 기능에 익숙지 않다면 그저 크기만 큰 고가형 쓰레기로 전락하기도 한다.
반면에 노트 20을 가장 많이 추천할만한 사용자층이라면 개인적으로는 미취학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이라 하겠다. 노트 20의 강력한 카메라 성능은 DSLR이나 여타 다른 하이앤드급 카메라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성능으로 이 같은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의 단점을 커버하기도 하지만 결국 사진의 결과물만 두고 봤을 때 노트 20의 성능은 그 어떤 스마트폰에 견줄 수 없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또한 삼성의 자율성이 높은 카메라 소프트웨어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노출이나 기능을 사용하게 해 사용자의 능력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따로 구매를 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도킹 시스템을 이용해 삼선 독스 프로그램을 통해 데스크톱과 같은 UI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CPU나 그래픽 등 모바일에서 완전히 따라오지 못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컴퓨터의 미래가 더 이상 태블릿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결국 마지막 노트인가?
필자는 이번에 처음으로 삼성 제품군을 사용해 봤다. 물론 많은 지인들이나 부모님들이 삼성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잘 알 고 있지만, 그분들 모두 하나같이 삼성 제품을 사용하면서 별 다는 특장점 때문에 사용하기보다는 한국, 그리고 대기업이라는 이미지 소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계열에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과 동시에 자신들만의 색상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면 역시 삼성을 꼽을 수밖에 없다.
안드로이드의 주인이었던 구글 조차 이제 삼성이 독주를 우려하는 상황은 더 이상 기우가 아니다.
그래서 마지막 질문일 수 있는 마지막 노트인가에 대한 답은 결국 '아니다'로 귀결시킬 수 있겠다. 삼성은 노트를 통해 여전히 많은 실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폼팩터와 시장 다양성은 여전히 삼성이 포기할 수 없는 특장점이기 때문이다. 물론 엘지나 모토로라가 스위블형 디스플레이나 폴더형 디스플레이 도입을 통해 삼성의 이러한 니치 마켓을 두드리고 있지만, 세계 일류 기업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삼성의 입장에서 노트의 시장성은 앞으로도 진행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시장을 비롯한 아시아 마켓의 상당 부분이 대형 디스플레이와 확장성이 중요한 무기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만일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있다면 삼성은 노트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결국 노트를 통해 지금 진행되고 있는 PC에서 태블릿의 변화가 곧 태블릿의 스마트폰 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면 노트는 그 존재 자체가 가장 의미 있는 역사를 만들어내는 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삼성이 이제는 더 이상 패트스 무버가 아닌 시장을 주도하는 리더가 될 수 있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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