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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Newyorker Dec 15. 2020

구글이 다시금 몰려온다 (1)

2020 구글의 신제품 발표를 통해 본 코로나 19 전략 

코로나 19 시대 IT 기업들의 생태계 구축 생존 전략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애플의 앱 생태계를 통해 얻은 2억 개가 는 디바이스 유저들을 대상으로 애플은 다시금 애플의 독자 실리콘 전략을 내세웠다. 반면 삼성과 마이크로 소프트는 구글에 대항하는 새로운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방안으로 Xbox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면서 융합의 세계를 꿈꾸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시장의 지배적 강자였던 구글이 지난달 30일 사전 녹화 방식으로 진행한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공개한 재품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구글이 드디어 안정적인 생태계 유지를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는가 하면 지금의 구글의 전략이 과연 코로나 19 시대에 적용 가능할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구글의 생존전략, 낮고 넓게- 픽셀 5


구글의 하드웨어 흑역사를 이야기하자면 모토로라를 뛰어넘어  HTC와의 인연과 삼성, LG 와의 악연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구글이 애플의 IOS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안드로이드는 초기 레퍼런스 폰을 만들기 위한 제조사 물색에서 당시 휴대전화 세계 판매량 1, 3위 업체였던 삼성과  LG가 퇴짜를 놨다는 일화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이야기이다. 

당시 삼성과 LG의 결정은 삼성의 3년간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고전을 몰고 왔고, LG의 3인자 자리를 내주고 10년이 다되어가는 지금까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변방으로 전락하는 결정이었다. 절치부심한 삼성과 LG 가 각각 암흑의 시간을 거쳐 1위와 10위권 기업으로 다시금 자리 잡게 되었지만 지금도 그 역사는 세계적인 기업이 한 번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픽셀은 이러한 구글의 하드웨어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휴대전화이다. 초기에는 대부분 제조사의 도움을 받아 레퍼런스폰을 구성하는 단계를 거쳤다.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휴대전화 하드웨어 산업에 뛰어는 구글은 픽셀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안드로이드의 업그레이드된 운영체제를 소개하고 있다. 

픽셀 3부터 본격적으로 자신들만의 레퍼런스 폰을 개발하고 있는 구글은 이전 버전인 픽셀 4부터 본격적인 럭셔리 시장에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픽셀 4는 이후 픽셀 4, 픽셀 4XL, 픽셀 4 a 등의 파생상품을 만들어 내면서 900불 이상의 고가 시장부터 300불대 저가 시장까지 커버하는 모델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출시한 두 종류의 픽셀 폰은 기존의 전략에서 완전히 수정된 방식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첫 번째는 고가 시장이 아닌 중저가 시장을 노렸다는 점이다. 기존의 픽셀 브랜드가 고가 시장을 두드리는 경쟁자였다면 픽셀 5는 전혀 다른 방식의 시장 전략을 보이고 있다. 

6인치 OLED 디스플레이에 스냅 드래건 765G 조합은 지금까지 볼 수 없는 조합이다.  OLED에 90Hz의 주사율은 애플에서도 고급 기종에서나 볼 수 있는 구성인 반면, 스냅 드래건은 중급기에서도 한세대 이전 세대의 프로세서라는 점이다. 더욱이 램은 8기가로 최대 12기가의 램을 가지고 있는 안드로이드 고급기들과의 차별화는 확실히 되고 있다. 

스토리지는 128기가로 기존과 동일한 확장 불가 방식이며 카메라는 약간의 성능 향상을 거치긴 했지만, 세대를 넘어서는 변화라고 보기에는 여전히 부족함이 있다. 다행히 배터리 용량은 기존에 비해 크게 늘리면서 이제는 하루에 한 번씩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전세대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모션 센스가 빠지고, 픽셀 3세대에서 적용되었던 후면의 터치 센서가 부활했다. 

결과적으로 유저 측면에서는 픽셀 4에서 보여주었던 강력한 구글만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성능이 사라지고 경쟁의 활화산이라고 할 수 있는 중급기로 뛰어는 구글의 결정이라 정리할 수 있겠다. 물론 중급기 가운데  5G를 지원한다는 점은 분명 강점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을 터. 구글의 이번 전략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글의 이러한 변화를 비판할 수만은 없다. 이미 고급기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완전히 새로운 폼팩터의 발전과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를 통한 시장 점유율 증가는 제아무리 구글이라고 해도 뛰어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더욱이 구글의 DNA 가 제조업보다는 소프트웨어 산업에 특화되어있다는 사내 구조 역시 제조업을 가중시키기는 어려웠을 터. 

픽셀의 중급기 변화는 어쩌면 시대의 흐름에 맞는 마켓 지분을 늘리기 위한 포석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픽셀 출시 이후 삼성의 S20 FE출시, LG의 전혀 다른 폼팩터 윙 출시, 중국 업체들의 강력한 하드웨어 무기를 가지고 있는 고급기 사양에 중급기 가격을 가지고 있는 제품군들의 연이은 출시는 구글의 이러한 전략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거기에 애플의 아이폰 12 미니 전략은 구글이 장점으로 내 세웠던 가격과  5G 모두를 충족시키면서 애플이라는 프리미엄을 가질 수 있는 제품으로 변화하면서 성장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다. 

결국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중간자적인 역할로서의 픽셀 5를 포지셔닝했다면 구글은 자충수를 둔 것이다. 픽셀 4에서 유입되었던 안드로이드 고급 기종을 원하면서 좀 더 안정적이고 구글만의 특성을 원했던 고사양 유저들에게는 지금의 시기가 악몽과 같은 시기이다. 실제로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픽셀 4의 가격이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는 아이러니는 지금의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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