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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Newyorker Dec 17. 2020

아이폰 12: 다시 스티브 잡스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온 스티브 잡스, 그리고 마지막 오마주 : 아이폰 1

애플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새로운 아이패드 출시로 실망감을 안겨 주었던 애플이 아이폰 12를 출시했다. 기존의 폼팩터를 버리고 새롭게 도입한 이번 아이폰은 이른바 슈퍼사이클과 맞닿아 엄청난 판매고를 올릴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예측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라인업 강화와 함께 가격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나와 과연 소비자들이 얼마나 지갑을 열게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폰 12 스티브 잡스 없는 시대의 마지막 스티브 잡스

아이폰을 논하면서 스티브 잡스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아라비카 커피를 모른다거나 에스프레소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 귀환과 함께 시작된 애플의 아이폰은 한 시대를  풍미하는 아이콘을 넘어서 지구 상의 일상을 좌지우지하는 하나의 큰 대세로 자리 잡았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디자인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기술의 접목은 다음 세대의 스마트폰 세상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3세대까지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터치 스크린과 용량이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키패드가 없는 터치스크린 형식의 전화기는 그야말로 기술의 집약체였다.

 

4세대 처음으로 각진 폼펙터를 갖게 된 아이폰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3D 아이콘과 함께 포스 터치, 나이트 모드, 터치 아이디, 페이스 아이디 등 당시의 기술을 가장 잘 연동하는 스마트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최근 5년 동안에는 단순히 기술의 집약보다는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스토리에 집중하면서 감성을 높이는 IT기업으로 변모하면서 지속가능성을 꿰하기도 했다.

이번에 출시된 아이폰 12는 팀 쿡의 애플이 선보이는 첫, 스티브 잡스의 오마주라는 점에서 가장 먼저 평가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가장 완벽한 디자인이라고 극찬을 했던 각진 형태의 폼팩터의 귀환은 이미 많은 애플 유저들을 설레게 하는데 충분한 요소가 되었다. 즉 디자인 자체만으로도 새롭게 유입되는 유저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장의 관측이다. 더욱이 기존 아이폰 11이 사실상 세대를 진화시키지 못한 모델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으면서 이번 세대 구입을 위해 미뤄왔던 충성 고객층이 지갑을 열 것으로 보여 판매량에 있어서는 충분히 선방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반면 디자인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우선 여전히 노치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 아이디를 비롯한 센서들을 노출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불가피 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디자인의 완성도 면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할 수 있다.

이미 삼성을 비롯한 상당수 제조사들이 펀치 홀 디자인을 출시하면서 플래그십 스마트폰일수록 펀치 홀의 직경을 줄이는 등의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게임을 전개하는 상황에서 애플의 이러한 결정을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이 결국 애플 와치와 같은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이미 수년 전부터 원형 디스플레이가 탑재 가능한 상황에서도 애플은 끝까지 네모형 디스플레이를 고수하면서 지금은 네모형 디스플레이가 애플 와치의 아이콘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결국 노치형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고려한다면 노치가 결국 아이폰의 상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이들의 평가이다.


5G의 접목과 OLED

사실 이번 아이폰 12의 여러 가지 성능 정 향상에 대해서 논의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늘 애플이 그래 왔듯이 거의 대부분의 성능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80% 가까운 상승을 보이면서 전세대보다 좋은 아이폰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중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차세대 통신 수단인 5G이고 다른 하나가 디스플레이의 대세로 떠오른 OLED라 하겠다.

이번 아이폰 12 에서는 모든 라인업에서 OLED를 처음으로 사용한다. 기존에는 프로나 특정 라인업에만 OLED를 사용하고 나머지 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LCD를 사용했었다. 그러나 이미 삼성을 비롯한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의 휴대전화용 디스플레이 대세가 OLED로 변화하면서 애플 역시 변화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OLED는 기존의 LCD 방식에 비해 각 화소 자체가 3 원색을 발광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LED 측면 발광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도가 높은 블랙과 색상 표현에 유리하다. 더욱이 전력 소모면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휴대전화와 같은 전력 소모가 중요한 전자기기에는 가장 알맞은 디스플레이 형태라 하겠다.

 

그러나 이번에 아이폰 12에 도입된 OLED의 경우 상당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하고 있는 120Hz 주사율을 가진 제품이 아닌 그보다 한 단계 낮은 90Hz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반응도 싸늘하다.

애플은 주사율이 결과적으로 움직이는 영상의 선명도를 높이는 데에는 유리하다 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 90Hz 주사율 만으로도 뉴럴 엔진의 도움을 받아 충분히 부드러운 이미지 재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번에 출시되는 아이폰 12는  A14 바이오닉을 탑재하면서 해당 프로세서의 전방위적인 사용이 눈에 띄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A14바이오닉 칩셋의 경우 새롭게 출시한 애플의 아이패드 에어를 비롯해 애플의 모바일 제품군 전반에 두루 도입된 상황이다. )

 

두 번째로 차세대 네트워크인 5G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제품 발표에서도 버라이즌과의 전략적 제휴를 감추지 않고 밝히면서 5G가 이번 아이폰 12의 중요한 변화 중의 하나라는 점을 분명하게 했다. 5G는 기존의 LTE 대비 20배 이상 빠른 성능의 무선 통신 규격으로 일반적으로는 5기가 이상의 통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버라이즌사의 울트라 와이드 밴드 기술은 5G 네트워크가 이론적으로는 20기가 통신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세계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적용하는 기술이 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북미용 아이폰의 경우 울트라 와이드 밴드가 탑재되는 반면 다른 지역의 아이폰에는 밴드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에 따른 제품의 선호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달라진 폼팩터, 그리고 다양한 모델군

아이폰 12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면 역시 폼팩터를 들 수 있다. 기존의 각진 형태로 돌아가는 과거 회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음과 동시에 노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디자인적인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애플이 아이폰 12에서 처음 도입하는 아이폰 12 미니는 기존과는 다른 5.4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으면서도 기존의 아이폰  SE의 4.7인치 폼팩터에 비해 작은 사이즈를 자랑한다.

이는 팀 쿡의 애플이 되면서 스티브 잡스가 그렇게 혐오했던 6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잡스가 사랑한 폼팩터에 담았다는 면에서 기술의 발전과 함께 애플이 확실한 차별화와 이를 통한 이익 창출에 집중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기본형인 아이폰 12는 6.1인치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를 자랑한다. 여기에 기존에 비해 센서가 커진 와이드 카메라는 (f/1.6)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어 나이트 모드 성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이전 세대에서는 일반형 아이폰과 아이폰 프로에 각각 다른 프로세서와 카메라를 탑재해 일반형 아이폰이 중급기로 내려앉는 효과를 가져왔다면 이번 미니의 등장은 일반형 아이폰의 포지셔닝을 반 단계 끌어올리고, 프로 라인업을 진정한 프로로 옮겼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아이폰 프로의 경우 일반형 아이폰과 프로세서나 저장용량 뉴럴 엔진 등의 일반적인 스마트폰 하드웨어 성능을 동일하게 가져가는 대신 알루미늄이 아닌 스테인리스 소재 도입을 통해 고급화를 극대화했다. 동시에 초광각 카메라 도입과 라이다 센서 적용은 프로 라인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영상 품질을 확실하게 차별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를 통해 아이폰 12 프로의 경우 광학 2배 줌을 포함하고 있고 돌비 비전  HDR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으며 4K 동영상을 30-60 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야간모드 사용이 전면 후면, 광각, 초광각 할 것 없이 모든 카메라에서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실질적으로 야간 촬영 시 노이즈를 억제한 상태에서 사진, 또는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여기에 아이폰 프로 맥스의 경우 6.7인치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망원렌즈의 초점거리를 65mm로 늘려 광학줌을 2.5배까지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초광각 카메라의 경우 이미지 센서에 스태빌라이저를 적용해 더욱더 안정적인 이미지 추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기본 와이드 카메라 센서를 사용하면서 사진의 자율 도도 높였다.


결국 돌고 돌아 다시 잡스

이번 아이폰 12의 판매량은 코로나 19 사태를 감안하더라도 전 세계적인 메가 히트작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이미 초도 물량에 대한 판매가 끝난 상황이고 16일에 진행된 사전 예약에서도 엄청난 물량이 소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아이패드 에어 역시 같은 날 출시를 하면서 애플의 제품 공급 라인이 최대치의 물량 운송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동시에 애플의 이 같은 결정이 다소 아쉽다. 코로나 19라는 사태를 감안하더라도 프로 라인업에 대한 확실한 이점이 분명해 보이지 않는다. 물론 대중적인 회사로서 판매량을 견인해야 하는 문제가 있겠지만, A14바이오닉 칩에 대한 운영이 다소 과해 보인다. 11월에 출시 예정인 애플의 첫 CPU를 달고 나올 맥을 위해 전사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A14칩의 이 같은 운영이 그리 달가워 보이지는 않는다. 차라리 A12Z 로 변화처럼, 아키택쳐를 유지하면서 성능 향상이라도 꿰했다면 어땠을까? 아쉽지만, 나 역시 애플에 주머니를 활짝 열 것이니 아쉬움을 뒤로하고 만족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간단 사용기 



필자는 아이폰 12 프로 모델을 사전 예약해 구매했다. 다행히 발매일인 지난 23일 받아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새롭게 출시된 블루 컬러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 현재의 상황이지만, 그보다는 기존의 골드 컬러의 색감이 더욱 강해진 것이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더욱이 프로 모델의 경우 스텐 레인 소재를 더해  골드의 컬러감을 더했다는 것에는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골드 모델을 사전 예약했으며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일반 아이폰에 비해 약 20그램 정도 무거운 사용감은 처음에는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이후에는 고급스러운 느낌마저 준다. 단점이라고 하면 알루미늄 소재 대비 손 지문이 많이 남는 편인데 이 때문에 커버를 씌울 때 깨끗하게 닦아서 넣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카메라 성능에서는 확연히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발표에서 선보인 것과 같이 빛의 양이 적은 곳에서 찍히는 사진의 퀄리티가 상당히 좋았다. 기존의 심한 노이즈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라이더 센서 덕분에 인물 모드에서도 엄청난 성능을 보였다. 물론 이미 수많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이와 유사한 성능을 보여줬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여전히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없지만, 아이폰은 아이폰이었다.


결과적으로 팀 쿡이 보여준 프레젠테이션에서 더도 덜도 없었다. 너무나 충실한 매뉴얼을 읽은 기분을 느낄 만큼 깜짝 놀라는 기능이나 섬세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안타깝지만, 영화 스포일러를 다 보고 나서 영화를 보는 기분이라고 할까? 재미는 있지만, 딱 그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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