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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루터란아워 Jan 14. 2020

작은 교회 공동체에 느끼는 부담과 친밀

청년 그리스도교 봉사자를 만나다 ②

교회 구성원에 무관심한 교회 공동체는 피로로 다가와


19/10/13 식당에서 만난 조모 씨. 중학생 때부터 찬양 봉사와 임원을 하며 교회서 자랐다. 그는 봉사의 부담감과 인간관계의 감동을 조심스레 꺼냈다. (사진은 본문과 무관함)




주중에는 과외를 하고 화, 목에는 봉사 그리고 일요일은 교회 리더 회의가 있다. 빡빡하지만 야구를 보면서 숨을 좀 놓는다. 저번에도 고등학교 동창이랑 야구장을 갔다. 오랜만에 동창이랑 음료수 까먹으면서 재밌게 경기를 봤다. 덕분에 목소리가 좀 나갔다.


수요일마다 교회에서 리더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 나간다. 요즘은 모임에서 책을 한 권 나눠주고 그걸 바탕으로 서로 나눈다. 꽤 신선한 느낌이었다. 기독교인의 기본적인 것들을 다시 짚어주는 것 같다. 교회 안에서 생각해 보지 못한 주제들, 유신론이나 무신론에 관한 이야기부터 창조론과 진화론까지 다루는 책이었다. 초신자와 같은 마음으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책은 뭐랄까,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답이 정해진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방향은 비슷할지 몰라도 리더들끼리 생각이 세부적으로 다 달라서 모임은 엄청 자유로웠다. 그리고 서로 잘 들어줘서 좋았다. 조금 더 생각이 깊어지는 느낌. 모임은 찬양하고 간단하게 예배드리고 교회 간사님이 진행한다. 수요일 8시 반부터 10시 반까지. 모임에 일이 있어 통 참석하지 못하다가 교회 간사님이 좀 나오라 해서, 지지난 주부터 나갔고 이제 2번째가 되었다. 가면 얘기 나누고 좋다. 가기 전까지가 조금 피곤해서 문제지. (웃음)



선교단체와 나


대학 선교단체에서도 연락이 왔다. 월요일 날 선교단체 간사님을 뵈었다. 만남 시간에 좀 늦어서 많은 얘기는 안 했지만, 나더러 말씀 암송을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자리에서 말씀 3개를 암송했다. 대학 선교단체는 Q.T. 나눔을 가볍게 하고 말씀 묵상을 간사님께 보낼 것을 요청했다. 근데 나는 많이 못 하고 있다. 선교단체에서 왜 안 하냐고 뭐라 하지는 않는다. 해외 선교랑 말씀 전하는 것들을 강조하는 단체인 것 같다. 저번에 선교단체 간사님이 수요일에 밥을 같이 먹자 해서 나갔는데, 사실 그 자리는 선교단체 전체 회원들이 나오는 자리였다. 조금 당황스럽지만 다 같이 있는 분위기여서 도중에 나가기도 그랬다. 엄청 고학번인 선배님들 위주였고 학부생은 거의 없었다. 조금 더 챙겨주려고 한다는 건 알았다. 도움은 되겠지만 굳이 들어가야 하나 싶다. 하나의 짐처럼 느껴진다.


내가 불편해하면 거기 간사님도 더 부담스러우니까, 모두에게 짐이 되는 느낌이다. 선교단체는 이 캠퍼스에서 2명에서 3명 정도 되는 규모인데 부담이었다. 정규모임을 가진 않았지만, 저번에 밥을 먹으면서 번호를 교환해갔다. 번호를 교환하기까지 하면서 들어오라는 분위기여서 불편했다. 시간상으로 여유도 안 되고 아무리 좋은 것들이어도 몸이 힘들면 일이 되어서 그렇다. 들어가서 마음의 안정을 얻고 내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규모도 작고 또래도 없어서 위축되는 건 사실이다. 교회에서도 활동하는 나한테 선교단체까지 활동하라 하니 좀 힘들다. 과외도 있고. 애초에 비신자가 아닌 봉사자를 대학 선교단체가 찾아서 그런 것 같다.


그렇지만 대학 선교단체가 또 그렇게 안 좋은 것은 아니다. 선교단체 간사님은 교회에서 하지 못한 것을 대학 선교단체에서 해준다고 말씀하셨다. 교회에서 하지 못하는 1대1 양육을 한다고 했다. 확실히 맞는 것 같다. 왜냐하면, 선교단체 간사님이 나를 위해준다는 느낌은 강했기 때문이다. 교회도 좋지만, 교회 목사님은 나를 위해서만 양육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선교단체 간사님은 그렇게 해주셔서 선교단체 간사님 말씀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교회에서 제자 양육을 받은 사람은 모두가 리더가 되었는데,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교회 일을 위해서 교회 제자 양육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제자 양육이 진짜 신실함을 위해 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수련회에서 생각하다


지금 교회는 고등학교 2학년 말부터 다녔다. 모태신앙이어서 중학교 때까지는 다니라 해서 다니는 느낌이었다. 친구들이 종교에 관해 물으면 교회에 간다고 정확히 말도 못 했다. 고등학교 수련회에서부터 말씀이나 기도를 스스로 찾았던 것 같다. 일부러 더 찬양 듣고 싶고 그런 마음이 커졌다. 큰 교회여서 그런지 전에는 교회만 나가면 천국 가고 기도하면 다 이루어진다는 설교만 들었다. 그러나 수련회에서 내가 진짜 기독교인인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봤다. 이게 진짜 신앙일까 생각하면서 가슴에 벅차오르는 뭔가가 있었다.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나는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다 떨어졌다. 그때 수련회를 가서 변화를 받았다. 나는 수련회 이전에 사람을 싫어했다. 사립학교를 나는 다녔는데 학교 폭력도 무섭고 겁도 많아서 친한 친구들하고만 이야기했다. 사람의 겉모습으로 판단해왔다. 그런데 수련회를 다녀오면서 기독교인으로서 그런 두려움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좋은 신앙인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겉모습이 아니라 안에 있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생각했다. 특히, 겉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체감했다. 사람과 소통하면서 그 안에 있는 진실을 알아가고 싶어졌다. 나는 내성적이다. 아직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힘들다. 그렇지만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비록 원하는 고등학교에 간 것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친구들에게 다가서고자 했다. 그런 기대감으로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친구들이 생겨서 즐거웠다. 그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인간관계였다.



공동체와 모임 사이에서, 리더


아무튼, 나는 큰 교회를 어려서부터 다녔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봉사 임원을 맡았다. 고등학교가 더 자발적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회장도 했었다. 나가서 투표하는데 공약 같은 건 없었다. (웃음) 그렇지만 사회도 보고 헌금도 걷고 이것저것 많이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장을 하다가 11월 마지막 주에 부모님으로부터 교회를 옮겨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작별 인사를 하고 교회를 옮겼다. 처음에 교회 옮겼을 때 적응도 안 되고 불만도 많았다. 중고등부 분위기도 별로였고 처음 만나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렇지만 찬양 팀은 원래 했었던 봉사였기에 그냥 새로운 곳에서도 찬양팀을 했다. 지금은 잘 적응하고 자발적인 마음으로 청년부, 중고등부, 대 예배, 금요 철야에서 찬양팀을 맡고 있다.


교회 일이 힘들다고 느낄 때는 왜 이렇게 일이 많은지 고민하기도 하지만, 교회 사람들이 격려해주고 잘 해줘서 회복하게 되었다. 인상 깊었던 것은 교회 청년부 리더 봉사자들이 조금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청년부 예배에서 리더 봉사자들은 새로 교회에 나온 사람들 챙겨주는 일부터 자리 배치까지 예배 분위기를 바꾸려고 많이 노력했다. 지금도 봉사자들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참고로 리더들이 찬양팀이고 찬양팀이 리더들이다. (웃음)


목사님은 제자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리더를 말씀하신다. 그리고 교회 간사님이 한 사람씩 전화하면서 리더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지 전화해본다. 부담이 되었긴 했는데, 리더들이 청년부 대부분을 맡아 일하니까 중요한 것 같다. 다 같이 보드게임도 하러 가기도 한다. 전보다 많이 공동체 활동이 회복된 느낌이다. 하지만 여전히 예배 중심의 모임이긴 하다. 리더를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면서 부담이 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의미인 것 같고, 바쁘지만 또 요즘은 굴러가는 대로 산다.


[글/인터뷰] 김도헌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신학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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