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알아보는 커피의 인문학
커피는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소비되는 기호식품 중 하나이다. 직장인들의 대 부분이 아침 점심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으며, 매일 아침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는 유명인들 또한 굉장히 많았고, 지금도 많다. (베토벤은 아침마다 60개의 원두를 갈아서 커피를 내려 마셨다 한다) 지금에서야 커피는 가장 유명한 음료가 되었지만, 한 때 커피는 유럽에서 금지 음료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커피의 시초는 이슬람 신비주의 중교인 수피교도들 이란 말이 있는데, 이들은 커피를 마시면 각성상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커피를 다량으로 마시면 밤새 도록 신을 향한 찬양과 기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커피를 마시면 신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고 한다. 사실 커피는 원래 에티오피아 고산지대에서 커피 열매가 처음 발견되었다. 당시 염소 목동이 자신의 염소들이 커피 열매를 먹으면 활기가 넘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종교인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이 각성을 위해 커피 열매를 따먹었다고 한다.
커피의 원래 이름은 카와(Qahwa)였다. 단 카와는 원래 와인(Wine)이란 뜻으로 당시 사람들은 커피를 일종에 술로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후 커피는 에티오피아 근처인 예멘으로 넘어가게 되고, 예멘의 알 무카라는 항구를 통해 커피는 수출이 되기 시작한다. 커피를 수출하게 되면서 예멘은 점점 부유해지게 되었고, 이러한 현상을 아라비아 펠릭스(Arabia Felix)라고 (행복한 아라비아라는 뜻) 불렸을 정도다. 이후 카와는 오스만 제국으로 수출이 되고, 그 나라 언어에 따라 카와에서 카흐베(Kahve)로 불리게 되었는데, 바로 그 카흐베라고 이름 붙은 커피가 유럽으로 넘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유럽인들은 예멘의 알 무카 항구를 모카(Mocha)라고 불렀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유럽인들 입장에선 카흐베를 보며 이것을 어디 가면 구매할 수 있냐?라고 물어봤을 것이고, 그럼 사람들은 아마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카흐베? 모카 항구에서.. 카흐베 모카. 발음만 놓고 보면 카페 모카가 떠오른다.
하지만 커피 음료가 위장 장애와 소화 불량, 그리고 대장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유럽에서 금지 음료로 지목이 된다. 당시 중세 시대 유럽은 모든 것이 신 중심 사회였다. 모든 그림에는 나사렛 예수와 천사들이 존재했고, 교회와 성직자의 권위는 최고였으며, 성당은 면죄부 판매권 등을 통해 막대한 부를 이루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 치료라는 개념은 사람이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오직 신(하나님) 만이 질병을 치료한다고 믿었던 시대였다. 그런데 커피를 마시면서 막힌 속이 뚫리고, 소화 불량이 해소되고 하다 보니, 커피는 자연스럽게 이단 음료가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커피를 제조하거나 심지어 마시기만 해도 마녀로 몰리기 시작했다. 중세 시대에서 신의 권능에 저항하면 일명 마녀 사냥을 당해야 했다. 지금은 전 세계에서 커피 소비가 가장 활발한 국가들이 바로 유럽 국가들이지만, 커피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녀가 제조한 이단 음료로 치부 한 점은 굉장히 아이러니 한 사실이다. 이후 여러 가지 사건들과 (십자군 전쟁, 흑사병, 백년전쟁 등) 중세시대의 신 중심 사회가 무너지고 재탄생을 의미하는 르네상스 운동이 일어나게 되고, 인본주의 사상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커피는 술 대신 마실 수 있는 최고의 기호 식품으로 자리 잡게 된다. 당시 유럽 국가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카흐베 하네라 했는데 오늘날 말로 치면 Coffee House이다. 많은 사상가들이 이때 카흐베 하네에 모여서 자신의 철학과 국가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해 토론했다 했고, 그 문화가 오늘날 카페 문화로 발전하게 된다.
오늘날 커피는 크게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한 유럽식 커피들 (리스트레또, 에스프레소 꼰빠냐, 룽고 등) 그리고 스페셜티를 활용한 미국식 커피 (아메리카노)로 나눠진다고 할 수 있다. 유럽인들 입장에선 커피에 물을 붓거나 또는 얼음을 넣는 행위를 이해할 수 없고, 동양을 비롯하여 미국 입장에선 마치 보약처럼 쓴 에스프레소 문화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커피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호식품이 되었고, 글을 쓰다 보니 커피가 당겨서 지금 커피를 한잔 내리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