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떨면 공허해

못 말리는 내향성

by 소울민트


늘 정해진 스케줄에 갇혀있다.


헬스로 치면, '고립점'에 날 가두고 코어에 힘 빡준 채 정해진 과업을 수행하는 게 내 하루다.


아이 등원하며 마주치는 교통 봉사 어르신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도

하원할 때 만나는 몇몇 익숙한 얼굴에 알은체하는 것도

다 성가시다.


그중 일부는 내게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불쾌한 감정을 느꼈을지 모른다. 이전에는 그렇게 살갑더니 왜 저래? 이런.


내 우선순위에 집중하기에도 하루가 모자라다.

되도록 내 주의를 빼앗는 온갖 자질구레한 것들로부터 날 지키고 싶다.




일할 땐 있어야 할 재료가 제때 제 자리에 없으면 그렇게 분할 수 없다. 이런 변수가 절대 반갑지 않다.


자꾸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거, 불편한 업무 환경을 방조하는 거조차 일종의 괴롭힘이라 느낀다.

내가 완벽하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절대 아니다.

당신이, 늘 그렇듯이, 그러저러한 사정으로 그 일을 제대로 못했다는 건 알겠다. 다만, 나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지.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데?




모처럼 시간을 내어,

오며 가며 외면하곤 했던 그 이에게

'내가 이렇게 사느라 바빠요'

처음 내 속내를 드러냈다. 이해를 구하려는 몸짓이었다.


돌아온 대답은 '남자가 벌어다 줘야지.'


맞는 말일 수도 있고 틀린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기분 나쁘다.


모든 사람이 훌륭한 건 아니다.

보통 사람은 저보다 못났으면 쉽게 업신여기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한다. 보통은 그렇다는 걸 알지만.




낭패감에 휩싸인다.

괜히 나를 열어보였구나.

결국 비수로 돌아올 것을 순진하게.


그냥 계속 내가 선 이 자리를 고립점으로 삼고

배에 힘 꽉주고 일정을 따라 그날의 과업을 완수해야지.


남의 시선과 조롱 비아냥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당신의 삶이

내 삶을 판단할 만큼

얼마나 훌륭한지는 모르겠지만


난 내 길을 간다. 굳건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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