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윗한 아이들은 사탕을

축구장에서 쓰는 아이와 엄마의 성장 기록

by 소울민트


S팀 축구를 마치면 이 귀여운 애들이 사탕을 나눈다.

사탕은 어른이 아이에게 주는 건데

아마도 부모가 챙겨준 걸 급우들에게 나눠주는 게지.

한 개 혹은 두 개씩 말없이 손바닥에 건네고 수줍은 듯 사라지지만

푸우에게 꼭 고마워 인사하게 한다.


푸우 아빠 오면 차 타고 바로 이동하느라

우린 매번 사탕 챙기는 걸 까먹는데

이번에는 꼭 미리 사탕을 사두어야 겠다.




지난해 여름을 기억한다.

Y팀은 야외 풋살장에서 수업했는데 날씨가 더워지자

부모 중 한 명이 팀에 음료수를 제공했다.

사실 제 아들과 코치거만 챙기는 부모는 전부터 있었는데

이후부터는 모든 아이들이 음료를 얻어먹었다. 부모들이 매주 팀원 모두에게 줄 음료를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약속한 것도 아니고 정해진 것도 아니어서

어떤 날은 음료수가 2병 혹은 3병일 때도 있었다.


처음에는 '어휴 뭐 이런 걸.''고마워라' 했는데

점점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요구르트와 게토레이를 동시에 받은 날부터였던 거 같다.


아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무난한 음료를 나누던 게

시간이 갈수록 고급화, 고가화 경쟁으로 가열되었다.


음료를 제공할 거면 빨리 했어야 했다.

나중에는 '그 수준'에는 맞춰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시기를 재며 눈치를 보기도 했다.


그래 봐야 음료긴 하지만 한 두병도 아니고, 부모들은 누가 씌운 것도 아닌데 스스로 이런 부담을 짊어지고 그 해 여름을 버텼다.


신기한 현상이었다. 당연한 현상이라고 해야 하나.

음료 나눔이 부모 간 암묵적 의무 혹은 재력 과시로까지 변질된 상황. 음료를 받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자연스레 축구 수업의 미래를 떠올리게 되었다.

지금은 음료지만 이제 좀 더 있으면 식사, 숙소, 코치 월급까지 신경 쓰는 현실이 오겠지.

돈이 어마어마하게 든다던데. 예쁜 애는 경기 뛰게 해 주고 덜 예쁜 애는 벤치에만 앉혀서 선발 기회조차 얻지 못해 낙오한다는 얘기를 숱하게 들었기에 벌써부터 조금 긴장된다.


사실 이게 우리 학원 축구의 현실이지.




그러나 지금은 사탕 한 알에 긴장 따위 사르르 녹여보련다.

스윗한 아이들이, 사탕으로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고 또 고마워하는 마음들이 다치지 않기를.


사탕 맛 가슴에 오래오래 품어 앞으로 어떠한 쓰디쓴 현실을 마주하더라도 꺼내 음미할 수 있기를. 달달한 위로 얻기를. 바란다.


사탕 사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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