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으러 오란다.
차 마시러 오란다.
잠깐 들렀다 가잖다.
친근하게 접근해서
꼭 '자리'에 데리고 나간다.
예기치 않게ㅡ
정말 편안하게 나갔다가
난감한 상황을 몇 번 맞닥뜨렸다
밥을 얻어먹는다는 건,
남의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는 건
분명한 부채가 된다
뭘 시킨 것도 아닌데
벌써 빚진 마음이 되어
갚아야 할 것 같은 부담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아무 이유 없이
밥과 차
시간과 에너지를 내어줄 이유가 없으니까
돈이 되어야 만나는 거 아닌가
영업인들은.
떨어질 이익을 기대하니
자꾸 먹이고 만나고 하는 거겠지
부담되는 건 둘째치고
속은 기분이 위장에 얹혀있다
불러낸 건 성공했을지 몰라도
얕은 수를 들키지는 않았어야 했다
신뢰는 주지 못할 망정
'걸려들었다'는 인상을 주지는 말았어야. 했다.
사탕 같은 말만 늘어놓고
쓸개 뺏을 궁리나 하고 있으니
얼마나 떨어지기에
이렇게 먹이는 걸까 판공비 들여서
사람 하나 꾀어서
거저 얻으려는 수작은
밥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새롭지도 않은 교훈만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