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상 푸우는 내 나라에 살면서 공립학교다니는데 이렇게 서러울 줄은 몰랐다. 어디 말할 데도 없고. 소수가 이래서 힘든 거구나.
여느 다문화 가정 다중언어 환경 아동과 같이
푸우도 혼란과 불안을 느끼며 학교에 적응하고 있다.
한글 습득 속도가 더디다 보니 아무래도 전반적인 학업성취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겠다.
학교에서 한글이 힘든 아이들을 모아
일주일에 두 번 따로 교육한다고 했다
설마설마했는데
보기 좋게 푸우가 당첨됐다
조금 부침이 있었지만
곧잘 따라가는 거 같더니
오늘은 잔뜩 풀이 죽어서
나왔다
무슨 일 있었냐고 묻자
한글이 어려웠다고 그리고 선생님이 화났다고 했다
지금 학교 마친 게 몇 신데 아직도 시무룩하니 줄곧 앉아있다. 지금까지 푸우 키우면서 이런 모습 보는 건 처음이다. 대체 애를 어떻게 잡아놨기에. 상상이 나래를 편다. 내 상상에는 이유가 있다.
아이가 옆에 있어 통화는 못하고 선생님께 긴긴 문자를 보냈다. '아이가 다문화 다중언어 환경이다 보니 초기에 느릴 수 있고 옆에서 잘 도와줘야 한다. 제가 잘 지원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너무 애쓰지 말고 일찍 보내줘도 된다. 엄마로서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