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울민트 Aug 23. 2023

선한 일에 특화된 두뇌

있을까


사람은 정녕

선한 데는 지혜롭고

악한 데는 미련할 수 없는 걸까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사람이 본래 그 반대이기가 쉬워서

였으리라



나쁜 일에 두뇌가 비상하게 발달한 인물 흔히 본다

대체 왜 누가 이 사회를 '정직하면 손해 보는 구조'로 만든 걸까 하는 생각은 차치하고.


딱히 악행이라 할 수 없지만

더럽고 지저분하고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암묵적 이득 추구를 위해 서로 쉬쉬하는 환경에서 자생하는 인류 유형


법하고 탈세하는 방법을 잘 알고 실행할수록

스마트하다고

사업 잘하는 사람이라고 칭송하는 세상


이것은 나쁜 게 아니라 평범한 거다.




내가 처한 곳은 세상이기에

적당히 불법하고 탈세하는 이들과 섞여 살아가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선은 지키고 싶어서

지금 내 선이 어디까지 왔는지 어디까지 오면 안 되는지

몇 발자국 앞서 확인하게 된다


잠 못 드는 밤이

점점 길어지고

많아지고 있다


내가 알지 못하던

새로운 세상

이 또한

악하다기보다 평범한 거다




이런 사람들과

나는 대화하고 협력하고 일해야 한다


벌금 내고

감옥 한 두 번 다녀오는 건

일이 아닐 정도는 돼야


사업 좀 하는 사람이 되는 건지

나도 편하고 너도 편하고

서로 말이 통하게 될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자본주의는 거의 모든 죄를 하얗게 덮고

새로고침하는 마법 같은 효과가 있다. 이 사회에선.


 사회에서 이윤 추구는 선이다

진리이고 길이고 생명이다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모든 노력은

설령 썩은 내가 나도 널리 용인된다




사십춘기인가

진짜 세상에 온 걸 환영해야 하는 걸까

이게 진짜 세상이면 학교에서 가르치는 건 가짜 세상인가


작고 깨끗하고 성실한 사람들의

고단하지만 소중한 일상

다 어리석은 가짜가 되는 건가


선한 일에 비상한 두뇌를 발달시킬 수는 없는 걸까

바름의 기준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악하고 그릇 한 일에 특화한 이가 계속해서 이득을 챙겨가는 구조라면 이 사회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그것은

가정교육의 몫이다

아이에게

이윤 창출하는 법을 지도하는 데 있어 반드시 편법 하는 법, 세금 회피하는 법도 함께 가르치는 게 매우 중요한 조기교육이겠구나 싶다. 이 사회에서 평범한 시민으로서 행복하려면.


그래도,

그러나,

누구라도 당신이 처한 세상만 그렇다고

당신이 보고 겪는 세상이 진실이 아니라고

얘기해 줬으면 좋겠다!


자본주의가 선과 대립하는 개념은 아닌데.

돈은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은데

결국 자본의 논리로 모든 것을 먹어버리니

악당이 지배한 세상인가 싶기도 하고

씁쓸할 따름이다


이런 세상에서

선한 일에 특화된 두뇌가 나온다면

쓰레기통에 장미가 핀 것만큼이나

기적이고 축복이고 희망일 테지.

시대의 한계를 극복한 창의성은 어쩜 선, 인간을 향한 사랑에서 나오는 걸테니.










매거진의 이전글 이모티콘이 어렵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