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만나요

마동순

by 소울민트

며칠 전 눈 온 날

아이가 자꾸 날 따르면서

눈덩이를 던졌다.


난 걸으면서 주로 진지한(재미없는) 얘기를

즐기는 편인데 내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아이는 눈덩이를 옴팡지게 뭉쳤다.


세 번이나 던지고 나서 미안하다기에

주의를 줬다. 그러나 아차 싶었다

외동이라 어울릴 형제가 없으니 엄마라도 놀아줬어야지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걸어라'에서 '어떻게 하면 신나게 놀 수 있을까'하는 양육 태도의 전환이 아이의 유년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난 마트나 찻집이나 병원이나 어디를 들어가도

젖은 몸으로 들어서면 환영받지 못하니

얌전히 걸어주기 바랐다. 하얗게 눈 덮인 세상을.


소복이 쌓인 길을 단지 사각이며 걷기를,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에게 요구한 건

지나치게 보호자 편의 위주 발상이었다.


난 다시 눈이 오면

신나게 눈싸움하고 말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오늘 각오 단단히 하고 남편 장갑을 꼈다.

결전의 날
벼르고 벼른 만큼, 내가 마동순 누나다 하고 놀아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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