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믿어준 한 사람, PJW
초등학교 6학년,
집으로 향하는 길에
비슷한 방향으로 걷던
긴 머리의 소녀가 눈에 띄었다.
같은 반이었던 그 소녀는
자신이 H.O.T 팬이기에
하얀색을 좋아한다고 했다.
자기 생각이 명확해 보이고
밝고 명랑해 보이던 그 아이에게
나는 매료되었다.
괜히 끌려
“같이 갈래?”
하고 말을 건넸다.
그 길로 우리는
25년째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얼굴을 마주하면
아직도 그 시절이 겹쳐진다.
순간 우리는
열두 살 소녀가 된다.
그 친구는
그때부터 내게 말했다.
“너랑 한 번 대화하면
너 매력에 안 빠질 사람이 없어.
넌 작가야.”
해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어도
그 말은 변하지 않았다.
“넌 글을 써야 돼.
진짜야.”
나는
내가 작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내 글은 명료하지도 않고
논리적으로 설득하지도 않는다.
그저 일상의 이야기처럼
흘러가는 말들일 뿐이라 여겼다.
그런데 그녀는 알아봤다.
열려 있는 결.
평범해 보이지만
우리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의 숨결.
그 안에
영감과 통찰이 스며 있다는 것을.
가끔은
아이를 재워놓고
자기 방에서 킥킥 웃으며
내 글을 읽는다고 한다.
우리의 초등 동창인 남편 LJS이 옆에서
“연애하냐?”라고 물을 정도란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지금도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기분이겠지.
그녀의 믿음 덕에
나는 네 번의 도전 끝에
이 자리에서 글을 쓰고 있다.
우리에겐 때로
나조차 알아보지 못한
가치를 먼저 발견해 주고
끝까지 믿고 지지해 주는
한 사람이 필요하다.
그 한 사람은
누군가를
새로이 창조해내기도 한다.
그녀에게 받은 사랑을 토대로
이제는 나도
누군가의 등불이 되어주고 싶다.
고마워,PJ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