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살다보면 외국어 공부를 하는 이집트 친구들을 많이 만난다.
길 가다가 "너 한국인이야?" 하며 한국말로 물어보는 친구들도 10분에 한명꼴로는 만날 수 있다.
그렇지만 보통 이집트 사람들이 배우는 외국어는 사실 <독일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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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대학교의 아랍어 과정을 들으러 온 사람들은 크게 세가지 부류인데
1. 이집트 부모님과 유럽에서 자라, 아랍어를 말할수는 있지만 읽고 쓰는데 조금 불편함이 있는 이민 2세
2. 중국인들 (대학에서 단체로 배우러 온다. 생각보다도 엄청 아랍어를 잘한다...! 중국인들이 아랍어를 배우고 이집트에 진출하는 이유가 궁금할 정도다.)
3. 한국의 아랍어학과에 재학중인 대학생이 어학연수를 온 경우
이다. 나처럼 진짜 아랍어가 좋아서, 이집트에 살고싶어서 배우러 온 경우는 정말 드물다. ㅎㅎ
아무튼,
그 중에서도 특히 독일에서 자란 이민 2세대의 이집트인들이 많다.
이집트 사람들도 안다. 한국을 좋아하고 몇몇 친척들은 한국에서 일하기도 하지만,
한국 비자를 받기가 정말 어렵다고.
영국비자 또한 마찬가지라고 한다.
무슬림들이 이민을 많이 가기도 했고, 무슬림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이제는 비자 받기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래도 아직까지 독일은 이민을 잘 받아주어서 독일어를 배우고 어느정도의 어학 레벨을 시험에서 받아, 독일로의 취업과 비자 받기를 꿈꾼다. 결혼이 가장 쉬운 방법이란 것도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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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사정은 참 어렵다.
지금의 대통령(엘 시시)은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 느낌이라고도 한다.
그 전 대통령(무르시)의 무능과 부패가 심각했단 것을 모두가 알고
지금 대통령을 지지하는 부모님 세대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깨끗하고 청결하며 안전한 이집트를 건설하고자 하는 시시의 노력은 가상하나
연임 보장을 무기로 개표를 조작하여 부정선거로 계속 자리를 지킨다는 평가도 있으며
부유층들의 사정만을 볼 뿐, 실제 이집트 보통 사람들의 현실은 모르는것 아니냐는 냉소도 존재한다.
일자리가 워낙 없어 -여행 시즌에 관광객들로 인한 경제 활성화가 아니면 자구책이 미비하다-
열두살짜리 아이가 택시운전을 한다. (어떻게 널 믿고 타냐고 하니, 자기는 몇년동안 운전한 베테랑 이라며 안심시켰다... 그게 더 무서워.)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기준,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가 없어
하루 10시간 이상을 식당 주방의 뜨거운 불 앞에서 일하며
일당 100 파운드를 받는 친구도 있다.
100 파운드...
우리돈으로 삼천원도 안된다.
그러니 외국에서 일할 기회를 어떻게든 잡으려 한다.
일찍 외국에 나가 일하며 기틀을 잡은 이집트 부모님과 아랍어를 배우기 위해 돌아온 친구는,
사촌들과의 격차가 커져 슬퍼했다.
스타벅스는 유럽에서 틴에이저나 가는 카페로 알려져 있는데 (보통 유럽은 자국 커피 원두 브랜드가 있어서 자부심이 강하다),
이집트에서 자란 사촌들이 한번도 스타벅스를 가지 못하고, 너무 비싸 갈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할때마다 사실 그돈이 유럽 화폐 가치로도 매우 작은 돈인데,,, (한국보다도 싼 스타벅스 커피값!)
하루 종일 일해도 그 돈을 벌지 못하니 카페는 당연지사 못간다는걸 알면서도 착잡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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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며 한국 경제도 위기가 바로 코 앞,
아니 사실은 이미 잠식되었다고도 생각되지만
그러니 이집트는 오죽 할까?
외교와 중재의 왕이며 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가
부유한 산유국인 다른 아랍 국가에 이리저리 치일때마다 괜히 속상하다.
그리고 그옛날 한국의 발전과 부모님 세대의 노력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도 새삼 깨닫는다.
이집트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발전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