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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quaMarine Jan 23. 2018

회사와 직원간의 이해의 온도 차이

아마 절대로 같아질 수 없을꺼야..

이전 글에도 이야기 했듯이 전, 팀장이란 직책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이 회사는 서서히..직원들의 복지를 하나씩 없애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좋은 편이긴 합니다만, 제가 이 회사에 재직하는 10년동안 복지가 

처음과 비교했을 때 비교도 안될만큼 많이 사라졌죠. 


저는 보안 관련 팀을 운영하고 있기에 직원들의 감기나, 공기 상태에 좀 민감합니다. 

사무실이라는 장소가 밀폐되어 있기도 하거니와 컴퓨터가 많습니다. 

(제가 꼬꼬마시절에 플루에 걸린적도 있습니다..덕분에 한달 격리되어 있었습니다만..)


IT쟁이 분들은 동감할껍니다. 컴퓨터 한대가 얼마나 많은 먼지를 공기 중에 뿌리고 있는 것인지...

집에 있는 PC 도 6개월에 한번 청소할까말까 한 것을 회사꺼라면..절대로 청소 안 하죠.

그게 몇년간 방치되면 공기질이 매우 안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공기 청정기도 놓으려고 하고, 에어컨에도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이죠. 

문제는 습도였습니다. 겨울이 되니 습도가 낮아진 것이 느껴졌고 

이전처럼 회사에서 비치해 준 가습기를 쓰려고 했습니다. 

헌데..이게 1년간 서랍장 구석에 쳐박아뒀더니..

필터가 너무 더러워서 이걸 도저히 쓸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인사에 요청했죠. 


가습기를 새로 구비해달라고..아니면 필터를 갈아주거나..


안 된답니다. 


왜죠??!!


가습기는 관리가 힘든 물품 중에 하나라서 구매팀에서 구입을 지양한답니다...


아니, 관리가 불가능한게 아니라 힘든 것인데..관리를 되게 하면 되잖아요????


인사팀장님도 본인의 의지가 아니신 것 같아서..

안타까워하고 미안해하시길래 따지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만..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딴 것도 아니고 직원의 건강을 위해 비싸지도 않은 가습기 하나 놔달라고 하는데..

관리가 힘들어서 그것이 안되겠다..라고 얘기하는 회사라니..


가습기가 대체 얼마나 한다고..그냥 술자리에서 쓸 돈 조금 아끼면 되는거 아닌가 싶더군요. 

물론 제가 모르는 여러 상황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팀장을 달면서 느끼는 건 

평사원때 느끼던 감정과 여기 올라와서 보는 경치가 다르구나..그래서 

회사의 결정이 가끔은 이해가 갈때가 있다는 점 입니다. 


하지만, 이번 케이스는 전혀..1도 이해가 안 갔습니다. 

직원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회사도 열심히 다니는 것이죠. 

회사 환경이 안 좋아서 감기 걸리고 아프다는데..그걸 개선해주지 못 하겠다니..


직원들이 저에게 보여준 입장은 이렇습니다. 


"팀장님에게 이야기하면 가습기를 놔주실꺼야, 이야기 하자" 

"야, 그게 얼마나 한다고 당연히 해주겠지.." 


제 입장은 이렇습니다. 


"야, 당연히 해주겠지. 안해준다 그러면, 우리 팀비로 사자" 


헌데, 회사의 입장은 


"지원해줄수 없고, 팀비로도 안돼. 사지마" 


...전 직원들에게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하는 것인가요? 

연봉 문제도 아니고 인센 문제도 아니며, 사람 관계의 문제도 아닌..

이런 사소한 것을 채워주지 못하면서 무엇을 만족하길 바라는건가요? 


오랜만에 또 한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 사건이였네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팀장이라는 직책을 하게 되면, 점점 더 사측이 된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며, 결국 그렇게 맞춰나가게 된다고. 


네, 무슨 소리인지 이해합니다. 

하지만, 전 100% 사측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전 얼마전까지 직원이였고 아직 젊은 나이라 그렇게 안되나 봅니다. 


이런 이해의 온도가 맞춰지는 날이 올지..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이게 정말 왜 안되는 것인지 명쾌하게 이해라고 시켜달라고.. 

그럼 납득이라도 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테니 말이죠. 


다들 처자식이 있고 

서로의 입장이 다르며, 위에서 까라면 까야하는 입장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이해합니다만..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만드는 그 누군가의 

생각이 참으로..이해가 안 갑니다.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이런 서로간의 이해의 온도가 맞춰진 회사가 존재하기는 할지..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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