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와 친해지는 것은 잘못된 것일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제공되는 공교육과정과 남자라면 피할수 없는 군대, 그리고 지금의 회사까지 오면서 남자들에게 무의식중에 강요되는 것은 '불합리에 굴복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아니 굴복이라기보단 적응이라고 해야 맞을까?
살다보면 정말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결정과 많이 부딪히게 된다.
회사라는 곳의 결정권은 임원들이 가지고 있고, 이들이 어떠한 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러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는 전혀 설명해주지 않은 채 사내 정책은 시행되고 규제된다.
(개인적으로 친절하게 설명만해주더라도 퇴사율이 30% 이상은 줄어들꺼라 본다..)
'왜?' 라는 생각이 고개를 빼꼼 쳐들어도
'위에서 까라니까 까야지..' 라는 생각이 어느새 나를 합리화시켜버린다.
어느 덧 후임들에게 그런 소리를 하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야, 위에서 까라자나..그냥 하자'
나름 대기업이라는 곳에 다니면서
실제로 윗 분들 중에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든적도 많고
내가 "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음에도 이는 변하지 않는다.
아니 매번 불합리한 결정을 내리진 않지만, 잊을만하면 한번씩 꼭 리마인드시켜주는 것 같다.
과연 불합리에 적응하고 이러한 상황과 친해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순응하고 살아가는 것이 맞는 것인가?
그렇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며 살고 있지만,
어느 덧 내가 그러한 상황에 이미 적응해버린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더 이상 나는 그 오래 전의 열혈 사원이 아니고, 어느덧 사회생활 10년차를 앞에 두고 있으니 말이다.
사회생활을 잘한다는 것 = 불합리에 반박하지 않고 최적의 결과를 잘 도출해내는 것
이러한 정의가 먹히는 세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게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 또한 이러한 생활에 익숙해져있을테니.
다만, 이렇게 살아가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자식들에게 과연 올바른 교육을 해 줄수 있을까 라는 끊임없는 반문이 드는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