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곧 두번째 출간
두번째 종이책 기획안 (제목은 출간 후 오픈) -을 출판사에 보내고
계약을 한 게 어림작아 5년은 된 것 같다.
계약서를 받아들고, 열심히 써야지 다짐한것도 잠시,
장미아파트 공경비 - 드라마 계약 제안을 받게 됐고,
그 작업을 시작한 이후로 난
두번째 소설을 만질 여력이 없었다.
기승전결의 -결 까지 다 매듭지어놓은 내용이긴 했지만,
완고까지는 거리가 멀었고,
결국,
드라마 공경비 작가 계약에 발목이 잡히고 만 것이었다.
드라마 대본 작업을 하는 3년 동안 (드라마작가 계약 그 당시 통상 3년으로 했다 .요즘은 2년으로 바뀌었다고도 하지만.)
공경비를 몇번이나 고쳤는지 모르겠다.
드라마 작업이라는 게, 아니 방영이라는 게 누군가에는 참 쉽게 되는 일이기도 했지만,
또 다른 누군가, 특히 나 같은 사람에게는
내 인생에 있을까 싶게 반신반의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작가들이
내 주변에는 부지기수다.
주인공의 직업이 바뀌고,
여주인공의 이름이 바뀌고,
그리고
다시 쓰기를 수십 번,
12부작의 드라마 중 8부작을 써 놓고 계약이 만료가 됐다.
그리고 공경비는 여전히 드라마가 될 기회를 위해서
배우들 손을, 편성대 위를 부유중이다.
될대로 되라. 될 놈은 되겠지. 어떻게든 될거야. 하는 마음으로 공경비를 던져두고
두번째 원고를 잡은지 일년 만에야 초고를 완성했다.
계약 이후 5년만이었다.
이 작품 역시 몇 번을 고쳤을까?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를 들여다 보는게 끔찍하게 느껴지는 날도 있었고,
이 스토리가 과연 맞는건지, 너무 구린 건 아닌지.
작가들이 흔히들 걸린다는 내 글 구려병..에 걸린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때 마다 나를 다시금 글을 쓰게 만든건
헤밍웨이의 말이었다.
- 모든 문서의 초안은 끔찍하다.
그 대작가도 몇 번을 고치고 또 고쳤다는데,
나 따위 무명 작가가 왜? 뭐?
그러는 동안,
2권짜리의 분량이 1권으로 바뀌었고,
3인칭 관찰자, 1인칭, 전지적 작가 등
시점이 바뀌기도 여러번,
기어이 초고를 완성하고야 말았다.
이번에 출간 될 두번째 책은 심리 스릴러다.
범죄심리를 전공하고,
적어도
그래도 전공했다. 그래도 경험했다. 그래도 배웠다 라며
가진 갖가지 지식과 경험을 담아 쓰고 싶었던 심리 스릴러.
프로파일러인 선배가 해 줬던 단 한 줄의 스토리- 에서 출발했고,
국정원에 취직했던(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선배의 이름을 가져왔고,
동기들과의 수다, 그리고
평소 내가 범죄심리사 자격증을 준비하며 느꼈던 생각과 경험들도 고스란히 녹아들어간 작품이었다.
그렇게 출판사에 넘겨진 원고,
하지만 담당 편집자가 회사를 그만둔다는 전화를 해 온다.
혹시나 내 작품을 만지다 포기하는 심정으로
회사마저 포기한건 아닌가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발랄하고 유쾌한 그녀는
내게 고등학생의 시점에서 글을 써 보라고 조언하고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어
두번째 담당 편집자가 정해졌다.
걱정이 되긴 했다.
소설 중간 인칭도 바뀌고, 주인공에 따라 시간도 동일 선상이 아닌 작품이라
꽤 어렵게 읽힐 수도 있어
그 역시 힘들어 할지 않을까 하는.
그러다 처음 - 이선동 클린센터 출판을 함께 했던
경험많고 시야넓고 능력자이신 이사님께서
내 두번째 원고- 를 잡았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야
나는 내 두번째 책의 출간도,
출간 후 그 작품의 가치도
더 빛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됐다.
- 모든 문서의 초안은 끔찍하다.
비록 시작은 미약했지만,
내 두번째 종이책의 완성본은 재미있고 구성 탄탄한 심리 스릴러로 탄생할 것을
나는 소망한다. 그리고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