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할 줄 알았겠지만 사실은 골병 치유 프로젝트
흔히들 말한다.
발레는 아름다운 음악, 우아한 포즈
하얀 타이즈와 포인테 슈즈가 어우러진 고상한 취미라고.
발레? 아~ 우아하게 발끝 세우는 그거요?
그런데 내게 발레는…
그딴 우아한 게 아니었다.
내게 발레는
골반이랑 목이랑 삶까지 접힌 채 살아가는 작가의,
일시적인 펴기 작업이었다.
일주일 내내 골방에 틀어박혀
의자와 한 몸이 되어 글을 쓰다 보면
허리는 L자, 어깨는 올라가 있고, 턱은 튀어나오고,
그러다 보면 내 모습은 거의 ‘글 쓰는 괴생명체’나 다름없었다.
이대로는 진짜 사람 꼴을 유지할 수 없겠다는 위기의식.
그래서 선택한 게 발레였다.
이미 굳어져 버린 몸으로 스트레칭을 할 때면
나이가 들어버린 내 몸을 절실히 실감했고,
삐걱거리는 무릎으로 그랑 플리에를 하며
난 여실이 내가, 내 몸이 “나이를 먹었다는 걸” 알게 됐다.
단지 몸만이 아니고, 마음도, 자세도, 리듬도.
하지만 나는 유연한 몸을 위해,
더 나은 발레 동작을 위해
일주일에 두세 번씩
난 이를 악물고 내 몸을 되감듯 발레를 했다.
그렇게 6년의 시간 동안
내게 발레는
예술이 아니라 생존이었고,
취미가 아니라 재활이었다.
우아한 몸짓이 아닌
고통의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는.
그래서
나는 늘, 그렇게 말해왔다.
“발레요? 그냥 사는 데, 글 쓰는데 필요해서 합니다.”